동덕여자대학교 총학생회가 학내 점거 농성으로 인한 취업박람회 무산과 관련해 제기된 3억여원의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 변제 불가 입장을 밝혔다.
21일 총학생회가 공개한 '대학본부 면담 질문지·속기록'에 따르면, 총학은 "3억3000만원을 못 낸다"며 "우리가 어떻게(내느냐)"라고 반문했다. 교무처장이 "업체는 총학생회가 그런 것이라 생각하고 변상해 달라며 보냈다"고 하자 총학 측은 "우리는 낼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번 손해배상 청구는 백주년기념관에서 개최 예정이던 '진로 취업·비교과 공동 박람회'가 학생들의 점거로 무산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학생들은 본관을 비롯한 대부분의 건물을 점거했으며, 수업을 전면 거부했다. 백주년기념관 앞에는 근조화환이 놓였고 곳곳에는 '학생 의견을 왜 무시하는가' 등의 쪽지들이 붙었다.
대학 측은 점거 농성으로 인한 전체 피해 규모를 24억4000만원에서 54억4000만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중 박람회 주관업체가 청구한 3억3000만원의 손해배상액을 총학생회에 청구한 상태다.
총학생회는 면담 자리에서 자신들은 현장에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교내 도로 래커칠 등과 관련해서도 '학교에 와서 처음 봤다'며, "직접적인 관계성을 우리에게서 찾는데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된 면담에서 양측은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잠정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대학 측은 향후 논의 재개 시 학생들과 협의를 통해 진행하겠다는 입장문을 25일 발표하기로 했으며, 본관을 제외한 강의실 봉쇄 해제와 수업 전면 재개에도 합의했다.
면담에는 최현아 총학생회장을 포함한 학생 대표 9명과 이민주 비상대책위원장(교무처장)을 비롯한 처장단 9명이 참석했다. 총학 측은 재학 중인 한국어문화 전공 소속 외국인 남학생들의 복수전공 제한도 요청했으며, 학교 측은 이를 검토하기로 했다.
학교 측은 오는 25일 오전 11시 2차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