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다시 늘어나는데…증권사 신용융자 이자율 ‘이중잣대’ 여전

2025-01-13

신용융자 잔고 5거래일 연속 증가세

작년 금리 인하에도 이자율 변동 ‘無’

CMA 등 상품 수익률은 일제히 인하

올 들어 국내 증시가 반등하면서 빚내서 투자(빚투)를 감행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이 가운데 고금리 환경에 올라갔던 증권사 신용거래융자의 이자율은 여전히 9%를 기록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만이 확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작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직후 자산관리계좌(CMA) 수익률은 일제히 내리고 신용융자 이자율은 그대로인 것을 두고 ‘이중잣대’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16조1033억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796억원(0.5%) 늘었다. 최근 국내 증시가 한때 2500선을 회복하는 등 오름세를 보이면서 신용융자 잔고 또한 이달 6일부터 5거래일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작년 7월의 20조원 대를 다시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부각 등 악재가 그동안 선 반영된 것을 고려하면 올해 증시가 점진적인 반등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렇게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다시 늘어날 기미를 보이면서 증권사들의 높은 이자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기자본 기준 상위 5개사 증권사들(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증권)의 2021년 상반기 기준 이자율(61~90일) 평균은 8.1%였지만 이후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9.6%까지 상향했다

문제는 지난해 한국은행에서 두 차례나 기준금리를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이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시장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여기에 증권사별로 신용프리미엄, 업무 원가, 목표이익률, 자본비용 등을 반영한 가산금리를 더해 최종 이자율이 결정된다

이에 기준금리 하락에 따른 CD 91일물 금리의 낙폭만큼 가산금리 조정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KB증권은 지난 1일 신용핵심설명서를 개정했다. 대출 기준금리를 3.48%에서 3.46%로 0.02%포인트 내렸지만 동시에 가산금리를 같은 폭으로 올려 실제 이자율에는 변동이 없었다.

반면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CMA상품 수익률은 일제히 내렸다. 작년 상반기에만 해도 3.55%로 책정됐던 ‘미래에셋증권 CMA-RP 네이버통장’ 수익률은 현재 3.05%(1000만 원 초과분 2.75%)로 낮아진 상황이다.

국내 증권업계가 전반적으로 관련 이자율 재산정에 무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작년 3월 발표한 ‘금융투자회사의 대출금리 산정 모범규준’에 따르면 CD 금리가 0.25%포인트(p) 이상 변동할 때 증권사는 의무적으로 신용융자 이자율 변경 심사를 해야 한다.

지난 10일 기준 CD 91일 물 금리 3.0%로 지난달 초(3.29%) 대비 0.29%p 하락했다. 다만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고시하는 29개 증권사 중 해당 기간 금리 변경 공시를 한 곳은 16개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준이 되는 CD금리는 3개월 평균을 반영하는 것이다 보니 금리 하락 시점과 실제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반영까지 시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이후 금리가 계속 하락할 경우 이자율 조정도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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