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불매’ 열풍 캐나다…원산지 숨긴 ‘메이플 워싱’ 광고 기승

2025-04-28

미 기업 ‘캐나다 디자인’ 논란

소비자 발끈…민원 10배 증가

제품 제조지 등 표기 앱 인기

관세전쟁을 하는 미국에 대항해 국산품 애용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캐나다에서 기업들이 자사 제품이 캐나다산임을 강조하는 문구를 제품 포장에 붙이는 ‘단풍나뭇잎 라벨’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브랜드와 제조업체들이 자사 제품이 캐나다산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우거나 캐나다산으로 보이도록 과장 광고하는 ‘단풍나무 세탁(메이플 워싱)’ 혹은 ‘단풍잎 칠(메이플 글레이징)’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연방정부 규정에 따라 ‘캐나다에서 제조(메이드 인 캐나다)’ 및 ‘캐나다 제품’ 같은 라벨은 재료 원산지와 제조 지역 등에 관한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캐나다에서 디자인됨’ ‘캐나다에서 증류됨’ ‘캐나다인에게 자랑스럽게 봉사함’ 등 문구가 적힌 제품이 늘어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수프 제조기업 캠벨의 통조림에 적힌 ‘캐나다에서 디자인됨’ 문구가 이달 들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캠벨 측은 “캐나다인의 취향 혹은 요리법을 기반으로 만든 제품이라는 뜻”이라며 2018년부터 이 문구를 제품 포장에 적어 판매해왔다고 해명했다.

WSJ는 이런 문제 때문에 캐나다 소비자들이 단풍잎 라벨이 붙은 제품에 허위, 과장 광고는 없는지 더욱 민감하게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제품의 제조지, 원산지, 브랜드 소유 기업의 출신국을 각각 표기하는 앱도 출시됐다. ‘바이 비버’라는 앱은 출시 두 달 만에 15만회가량 다운로드됐다.

캐나다산이라고 소비자를 오도한 제품을 허위·과장 광고로 신고하는 건수도 늘고 있다. 캐나다 식품검사청이 지난 2월과 3월 접수한 캐나다 브랜드 관련 민원은 58건으로 지난해 10~12월 석 달 동안 접수한 6건 대비 10배 가까이로 늘었다.

식품검사청은 소셜미디어에 “빨간색이나 단풍잎 무늬가 표시돼 있다고 해서 캐나다산이라고 단정 짓지 말라”는 안내를 올렸다.

다만 지난 수십년 동안 미국과 캐나다가 활발히 교역했다는 사실이 제품의 원산지를 한 국가로 확정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마이크 폰 마소 겔프대 식품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는 돼지고기를 예로들면 “캐나다에서 태어나고 자라 캐나다산 곡물을 먹여 키운 후 미국에서 가공되는 돼지가 있다. 이 돼지는 캐나다산인가, 미국산인가”라고 WSJ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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