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자가 'AI 가전은 삼성'이라는 브랜드 공식을 강화하는 동시에 XR(확장현실)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며 프리미엄 시장 선점에 본격 나섰다. 연내 XR 전용 제품을 선보이고 관련 플랫폼 구축도 완료하면서 프리미엄 기술 생태계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안에 XR 전용 헤드셋을 출시할 계획이다. 내부 프로젝트명은 '무한'으로, 이 제품은 삼성전자가 XR 시장 공략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해온 첫 전용 디바이스다. 시장에선 삼성이 해당 헤드셋을 시작으로 추가 XR 기기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XR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배경에는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노 사장은 제품 발표에 앞서 온전한 XR 플랫폼 구축을 수 차례 강조하면서 삼성의 미래 경쟁력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구글·퀄컴 등과 협력해 전용 XR 플랫폼을 구축 완료한 상태다. 디바이스부터 콘텐츠, 칩셋까지 연결된 생태계 전반을 자사 중심으로 정비한 셈이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전략은 AI 가전에 이어 XR 분야에서도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과 경기 둔화 등 경영 환경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기술 기반 프리미엄 전략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XR 시장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유망성이 높을 것으로 예견하고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분야다. 메타는 이미 수년 전부터 ‘메타버스’ 전략의 일환으로 ‘퀘스트(Quest)’ 시리즈를 선보이며 관련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엔 기업용 XR 솔루션을 강화하며 기업간거래(B2B) 시장까지 저변을 넓히는 중이다. 소니도 ‘플레이스테이션 VR2’를 통해 게이밍 중심의 XR 플랫폼을 지속 확장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AI와 XR이라는 차세대 핵심 기술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기존 하드웨어 중심 전략에서 플랫폼·콘텐츠까지 확장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XR 분야 외 AI 가전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시장 전략도 가속화하고 있다. 백색가전 부문에서 LG전자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삼성은 AI 기술을 접목한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을 앞세워 ‘AI 가전은 삼성’이라는 공식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 인식을 확립해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