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트럼프 2기, ESG의 글로벌 향방은?

2025-02-06

미국 ESG 정책 후퇴 우려 속, 국제시장 ESG 흐름 지속 전망

세계 금융기구·EU "지속 가능한 경제 전환 강화할 것"

[원주=뉴스핌] 오병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의 2024년 재선 성공은 글로벌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1기 트럼프 행정부는 기후 위기 대응보다 경제 성장과 에너지 자립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펼쳐왔으며, 이는 향후 ESG 정책의 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하지만 이미 세계 시장에서 ESG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트럼프의 재선이 글로벌 ESG에 미치는 영향을 국제 전문가들의 시각을 통해 분석해 본다.

마크 카니 전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트럼프 재선으로 인해 미국 내 ESG 정책이 일부 후퇴할 수 있지만, 세계 금융 시스템의 구조적 변화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130조 달러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는 금융 기관들이 이미 탄소 중립 목표(Net Zero)를 채택했다"며, 이는 단순한 정치적 흐름이 아닌 경제적 필연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유럽연합(EU)과 같은 지역에서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통해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강력히 추진 중이다.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기후 변화 대응이 글로벌 경제 안정성의 핵심 요소임을 강조하며, 미국의 정치 변화에도 불구하고 국제 금융기구들의 기후 금융 확대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후 변화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경제 리스크"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가 있더라도 세계적인 ESG 투자 흐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래리 핑크 블랙록 CEO는 ESG 투자 확대의 선봉장으로, 이미 블랙록은 스코프 3(간접 배출) 공시 의무화 등 엄격한 기후 투자 기준을 도입했다. 그는 "정치적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ESG는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라며, 미국 내 정책 변화가 글로벌 투자 전략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하며, 미국의 정책 후퇴가 국제 사회의 기후 행동을 약화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파리협정 이행을 위한 글로벌 협력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국제 사회는 어느 한 국가의 정치적 변화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미국의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이 지속가능성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EU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탄소국경세와 같은 강력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트럼프의 재선이 미국 내 ESG 정책에 단기적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이미 세계 금융 시장과 기업 경영 전반에 내재된 ESG 흐름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자본 시장에서 ESG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이를 무시하는 기업과 국가는 국제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icurchan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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