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9세대 낸드에 몰리브덴 첫 적용...소재시장 판 뒤집힌다

2024-07-02

램리서치 증착 장비 5대 도입...'메모리 초격차' 재시동

삼성전자가 9세대 V낸드 금속 배선 공정에 몰리브덴(Mo)을 적용했다. 메모리 업체로는 첫 시도로 삼성전자가 다시 '기술 초격차'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몰리브덴은 차세대 금속 배선 소재 중 하나다. 텅스텐과 비교해 비저항이 낮아 반응 속도와 낸드의 층고를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가 몰리브덴으로 바꿈에 따라 낸드 메모리 공정 소재 밸류체인에서도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외에도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 기업들도 몰리브덴 사용을 검토 중이다. 기존 육불화텅스텐(WF6) 공급업체가 지고, 몰리브덴 공급기업이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9세대 V낸드 금속 배선 공정에 몰리브덴을 사용한다. 이를 위해 램리서치 몰리브덴용 증착 장비 5대를 도입했다. 내년에는 장비 20대 가량을 더 도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몰리브덴 프리커서는 기존 낸드 공정에 쓰였던 육불화텅스텐과 달리 고체다. 고체이다 보니 승화를 위해서는 600℃의 고온을 가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위한 별도의 증착 장비가 필요하다.

삼성전자 사안에 밝은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9세대 V낸드 공정에는) 텅스텐을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 있고, 몰리브덴을 적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 있다"며 "몰리브덴은 옥사이드-나이트라이드-옥사이드(O-N-O) 구조에서 텅스텐 대신 쓰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몰리브덴을 적용한 이유는 트렌지스터내 '비저항'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비저항을 개선하면 낸드를 더 높이 쌓을 수 있다. 소재 업계 관계자는 "텅스텐을 통해 줄일 수 있는 층고의 한계에 도달했다"며 "몰리브덴을 사용하면 이를 30~40%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몰리브덴 사용 시, 레이턴시(지연)를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낸드 공정 소재 시장은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에 몰리브덴 프리커서를 공급하는 기업은 인테그리스, 에어리퀴드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머크가 몰리브덴 프리커서 샘플을 넣었다. SK트리켐, 한솔케미칼, 유피케미칼, 티이엠씨씨엔에스(구 오션브릿지), 디엔에프 등 국내 소재 기업에서도 몰리브덴 프리커서를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하고 개발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 다른 메모리 기업들도 향후 몰리브덴 프리커서를 적용할 계획이어서 육불화텅스텐 관련 시장의 축소가 불가피하다. 국내에서 육불화텅스텐을 양산 중인 기업은 SK스페셜티, 후성, 머크(구 버슘머트리얼즈코리아) 등이다.

소재 업계 한 관계자는 "몰리브덴 프리커서 가격이 육불화텅스텐의 10배 수준"이라며 "국내 육불화텅스텐 시장 크기가 월 1000억원 수준인데 몰리브덴 프리서커가 사용화되면 시장은 지금의 몇 배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며 "이 때문에 국내 소재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몰리브덴 프리커서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몰리브덴 프리커서의 경우 고체를 승화해 증착하는데, 국내 기업이 고체 프리커서를 다뤄본 경험이 적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자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업계에서 낸드 외에도 D램, 비메모리 등에 몰리브덴 프리커서 적용을 논의 중"이라며 "마이크론의 경우 무산되긴 했지만 1감마(γ) D램에 몰리브덴 적용을 테스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9세대 V낸드에 몰리브덴 적용에 대해 "기술 로드맵 관련해서는 답변하기 힘들다"며 즉답을 피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낸드 개발에 극저온(Cryo) 식각 등 다양한 신기술 적용도 검토 중이다. 극저온 식각은 TEL의 극저온 식각 장비를 활용한 공정이다. 기존 식각 공정(0℃에서 30℃ 수준에서 진행)과 달리 칠러 온도 기준 영하 70℃에서 식각 공정을 진행하는 게 특징이다. 낸드 채널 홀 식각 속도를 3배 이상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편 SK하이닉스도 낸드에 몰리브덴 적용을 준비 중이다. 지난 1월 김춘환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세미콘 코리아 2024'에서 "현재 (저장 게이트 소재로) 사용 중인 텅스텐의 경우 저항에 대한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텅스텐 대체 물질로 몰리브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정 성숙도, 생산성, 생산 비용 등을 고려해 400단급에서 (몰리브덴) 기술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tmnoh@thele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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