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000100)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에 집중하기 위해 2017년부터 시행한 무상증자를 8년 만에 중단한다. 주주 환원을 위해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무상증자를 통해 유통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이 밸류업 흐름에 반한다는 판단에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올해 무상증자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유한양행은 2016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연말 이사회에서 무상증자를 결정한 후 이듬해 주식 추가 발행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에는 보통주 357만 407주가 새롭게 상장됐다. 무상증자는 기존 주주들에게 무료로 주식을 지급하는 것으로 주주 환원 방식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유한양행은 지난해 8년간 진행해오던 무상증자 결정에 대한 내용을 공시하지 않았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하면서 2027년까지 자사주 1%를 소각하기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자사주 소각은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 수를 줄여 주가를 부양한다. 이런 과정이 무상증자의 주주 환원 방식과 상충된다는 이유에서다. 또 무상증자 진행 과정에서 권리락 등으로 인해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관계자는 “자사주를 매입해서 소각하는 것은 주식 수를 줄이기 위한 것인데 무상증자를 하면 (주식 수가) 늘어나게 된다”며 “밸류업 계획과 반대되는 행위기 때문에 무상증자를 중단하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유한양행은 자사주 매입·소각 외에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2024~2027년 매출액 연평균 성장률 10% 달성 △매년 1건 이상 기술 수출 및 2개 이상 신규 임상 △2025~2027년 평균 주주환원율 30% 이상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