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승리할 것… 국가 기간산업 지키기 총력

2024-11-13

최윤범 회장, 소액 주주 등에 지지 호소

“적대적 M&A 막고 국민 기업 발전시킬 것”

이사회 독립성 ↑·지배구조 개편·소액주주 보호

[편집자 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규정하며, 적대적 M&A를 저지하고 국가 기간산업을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 회장은 13일 기자회견에서 일반공모 유상증자(이하 유상증자) 철회 결정 배경과 경영권 방어 전략을 설명하며 주주들과 국민의 지지를 호소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소액주주 보호 방안과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 추진해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온산제련소와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중심으로 한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통해 고려아연이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국민 기업으로 발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적대적 M&A에 맞서 회사와 국가기간산업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최 회장은 MBK-영풍과 벌이는 고려아연의 경영권 방어 전쟁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정의했다.

최윤범 회장은 "고려아연 현 경영진과 이사회는 우리의 주주, 임직원, 협력업체, 회사의 미래, 대한민국 기간산업의 보전을 위해서 MBK와 영풍이 절대로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판단과 소신만을 가지고 오늘까지 기적적으로 그들의 기습공격을 방어해 왔고, 이는 우리 주주 여러분, 임직원, 그리고 국민 여러분의 지지가 없이는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날 고려아연 측은 다시 한번 주주와 국민의 지지를 호소하며,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소액주주의 의견을 반영하고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유상증자 철회를 결정한 고려아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상증자 철회와 함께 주주 가치 확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최윤범 회장은 이날 '고려아연 주주와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유상증자 철회를 통해 주주와 시장의 우려를 경청했다”며,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들의 권익을 적극 반영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하며, 외국인 사외이사 및 IR 전담 사외이사 선임을 추진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이사회를 구성하겠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이사회 의장 직을 내려 놓겠다”며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에 이어 독립적인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함으로써 이사회의 독립성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소액 주주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정관에 소수 주주 보호 장치를 명문화하고, 경영권 분쟁 등 중요한 사안에서 소액 주주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소수 주주 다수결 제도(MOM, Majority of Minority Voting)’ 도입도 검토 중"이라면서 "분기 배당 도입과 배당 기준일 사전 공시를 통해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최윤범 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지지를 보내준 주주들과 함께 다가올 임시 주총과 정기 주총에서도 승리해 고려아연을 지켜내겠다"며, “고려아연의 미래는 지금끼지 현명한 판단을 내렸던 주주 여러분에게 달려 있다는 점에서 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고려아연 임직원들이 꼭 승리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고려아연은 기관투자자와 소액 주주들의 우려와 주가 급등 등 예기치 못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유상증자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윤범 회장은 “시장과 주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를 겸허하게 수용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 생각해 유상증자 철회를 결정했다며 기자회견 중 머리 숙여 사과했다.

고려아연은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와 고려아연 측의 자사주 매입 이후 주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시장 안정화를 위해 지난달 30일 유상증자를 결의한 바 있다. 그러나 전망과 다르게, 2차 가처분 결정이 내려진 10월 21일 고려아연의 주가는 급등했다.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종료된 직후인 10월 24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가도 폭등했다. 더구나 두 차례 공개매수 이후 많이 줄어든 유통 물량 때문에 시장 불안정성이 극도로 심화됐다.

최윤범 회장은 "이러한 시장 반응과 사정 변경은 당초 유상증자를 추진할 당시 회사와 이사회가 합리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웠던 상황"이라며 "회사는 이에 따라 초래된 시장 혼란과 주주들의 우려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최 회장은 "보다 독립적이고 신중한 검토를 위해 11월 8일 자 4분기 정기 이사회에서 논의된 바에 따라, 전원 사외이사들만 참여해 유상증자에 제기된 시장과 주주들의 우려를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한 조치를 심의했다"면서 "그 결과 시장과 주주의 우려와 정정 요구를 겸허한 자세로 최대한 성실히 수용함으로써 주주를 보호하고, 시장의 안정을 도모하며,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최선의 방안이라고 판단해 유상증자를 철회하기로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 측은 이날 MBK와 영풍은 최근 환경 문제와 신뢰도 하락으로 적대적 M&A의 명분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도 주장했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환경 규제 위반으로 조업 정지 처분을 받았고, MBK파트너스는 주요 공적자금 운용사 선정에서 탈락하는 등 신뢰를 잃었다는 게 그 근거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국가 기간산업을 사모펀드와 실패한 환경 기업에 맡길 수 없다”고 일갈했다.

특히, 금융 당국과 정치권, 지자체 등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개입 의지를 보이며 경영권 분쟁이 국가 공급망에 미칠 파장을 주시 중이다.

한편, 최윤범 회장은 이날 고려아연의 장기적인 성장 동력인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강조하며 “국내외 재생에너지 및 친환경 소재 사업, 울산 니켈제련소 등 핵심 사업을 통해 국가 경제에 기여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트로이카 드라이브는 호주 신재생 에너지 발전사업, 울산의 비중국 최대 규모 니켈 제련소 등 이차전지 소재 사업, 미국과 유럽에서의 친환경 금속 재활용 사업 등 3대 친환경 신성장 동력으로 구성됐다. 특히, 고려아연의 코어 사업인 온산제련소의 비철 제련 사업과 서로서로 시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복합적인 사업 구조가 장점이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는 전 세계 아연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특히 반도체 및 배터리 생산에 필수적인 고순도 황산을 국내 기업에 공급 중이다. 이러한 역할은 중국 원자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국가적, 그리고 글로벌 차원의 공급망 안정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이러한 점에서 고려아연 경영권을 유지하는 것은 곧 국가 경제 및 기간산업 보호에 필수적이라고 최윤범 회장은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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