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초연 '라이프 오브 파이' …"보는 공연 아닌 온몸으로 느끼는 연극"

2025-11-26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한국에서 초연하는 웨스트엔드 연극 '라이프 오브 파이'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볼 거리와 깊은 감동이 담긴 스토리로 올 연말 관객들을 찾아온다.

26일 GS아트센터에서 연극 '라이프 오브 파이'의 인터네셔널 제작진 공동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 자리엔 인터네셔널 연출 리 토니와 글로벌 협력 안무와 퍼펫 디렉터를 맡은 케이트 로우셀, 신동원 에스엔코 대표가 참석했다. 인터뷰 도중엔 퍼펫으로 동물 연기를 하는 퍼펫티어 배우들이 시연에 나서며 맛보기 무대를 보였다.

'라이프 오브 파이'는 얀 마텔의 맨부커상 최대 베스트셀러인 원작 소설을 동명의 영화에 이어 무대화한 작품이다. 토니상 3개 부문, 올리비에상 5개 부문 등 작품상, 연출상, 연기상 및 각종 무대 예술 부문을 포함해 주요 어워즈를 휩쓸었다. 호랑이와 얼룩말 등의 퍼펫(인형극에 쓰는 인형이나 꼭두각시)을 이용해 야생에 내던져진 파이의 생존기를 그리며, 독특한 볼 거리와 시각 연출, 깊은 감정이 몰아치는 스토리로 전 공연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라이프 오브 파이'의 인터네셔널 연출을 맡은 리 토니는 "한국에서 이렇게 공연할 수 있게 돼서 굉장히 설렌다"면서 "영국, 캐나다, 아랍에미리트, 인도, 중국을 다녀왔고 한국에서 처음으로 영어가 아닌 다른 나라 언어로 공연을 하게 됐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 가나 관객들이 굉장히 공감할 수 있는 공연이고 우리 모두가 인종은 다르고 사는 나라는 달라도 비슷한 면이 있으면서도 또 굉장히 다른 면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공연을 소개했다.

이어 "모든 관객들이 또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무리 힘든 역경을 맞이하더라도 그 역경을 이겨내게 해 줄 수 있는 가족 그리고 우리를 응원해 주는 주변 친구들, 우리의 이야기를 전달함으로써 얼마나 힘든 순간들을 이겨낼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공연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해외 공연 중 인도에서의 반응을 언급하며 "파이와 그의 가족들이 또 인도 사람들이 때문에 인도 공연 때 파이가 가진 믿음, 종교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대화를 많이 나눴다. 인도 관객들에게 굉장히 많이 와닿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은 극중에서 파이가 종교에 대해 논쟁을 벌이는 장면이 있는 지금 인도에서도 그런 논쟁을 조금씩 이어가는 듯했다. 소리를 내면서도 뜨겁게 반응을 하셨던 기억이 난다"고 돌아봤다.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역시 뛰어난 영상미로 사랑받았다. 공연에서는 영상이나 조명, 음악, 퍼펫 등 다양한 무대 예술 요소와 깊은 감동의 스토리가 함께 어우러진다. 이에 대해 리 토니 연출은 "스토리텔링이라는 것에 굉장히 집중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스토리텔링이라는 것이야말로 우리 이야기의 심장이자 프로덕션의 심장이다"라면서 "음향이나 영상 그리고 퍼펫들은 단순히 그냥 비주얼이나 청각과 시각을 위해서 존재하는 요소들이 아니라 이야기 전달을 이끄는 주 요소다. 망망대해부터 숲 속 한 가운데 던져지기까지 다양한 장면들을 구현하는 것도 도전이었지만 우리 작품을 완성시키는 건 관객들이다. 무대에서 시각적인 스펙터클은 모두 다 제공해 드리지만 관객분들도 상상력을 발휘해서 파이의 여정을 함께 떠나자고 초대하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원 프로듀서는 "소설과 영화의 팬이기도 하여서 이 작품을 무대화한다고 했을 때 사실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공연장을 찾아갔었는데 무대에서 살아 움직이는 리차드 파크와 눈이 마주쳤을 때 결정했다"며 한국 공연을 하게 된 계기를 말했다.

신 프로듀서는 "배우의 연기와 퍼펫 또 영상 음향 모든 이 무대 예술의 요소들이 결합해서 정말 살아있는 생명체를 목격한 그 순간 그 환희와 충격적인 희열을 한국 관객분들과도 꼭 나누고 싶었다. 그냥 보는 공연이 아니라 말씀하신 대로 온몸으로 경험하게 하는 공간을 만들어내는 정말 신비로운 작품이라 한국에 꼭 소개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퍼펫티어의 역할에 관해서는 케이티 협력 안무가가 설명에 나섰다. 케이티는 "올리비에 상을 수상한 것이 굉장히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퍼펫티어들도 어떠한 큰 비중 있는 역할, 굉장히 중심이 될 수 있는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역할이 될 수도 있다라고 증명해 보일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퍼펫티어들의 능력과 역할을 강조했다.

공동 인터뷰 현장에서는 호랑이 리차드 파커의 전신 탈을 쓰고 세 명의 퍼펫티어가 실제로 등장해 무대 위 연기를 살짝 보여주기도 했다. 실제 호랑이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는 듯 한 몸이 돼 움직이는 호흡이 돋보이는 동시에, 호랑이의 그로울링을 표현하는 숨소리와 효과음으로 역동적이면서도 생생한 연기와 무대 경험을 예고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퍼펫티어들의 교감"이라며 "세 명의 퍼피티어들이 한 퍼펫 안에 들어가서 운영을 해야 되기 때문에 서로의 리듬이나 어떻게 움직이는지, 서로의 가인을 어떻게 받고 어떻게 읽을 것인지 호흡이 굉장히 중요하다. 교감 게임과 단합심을 기르기 위한 작업도 많이 했다. 나중엔 보행 패턴만 봐도 알고 호흡마저도 맞추게 된다"고 말했다.

파이 역을 맡은 한국 초연의 배우 박정민, 박강현의 역할도 중요하다. 리 토니 연출은 "파이는 굉장히 어려운 역할이다. 파이 역의 박정민, 박강현 배우는 무대를 거의 떠나지 않는다. 공연의 중심이 되기 때문에 많은 요구사항이 주어진다. 육체적으로 힘든 것외에도 스토리라인 또한 굉장히 감정적으로 힘들다. 우리 작품에서는 어둠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파이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감정의 깊이를 잘 표현하는 배우들"이라며 두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를 말했다.

신동훈 프로듀서도 "무대와 영화를 대표하는 두 배우와 함께 하게 되어 영광이다. 박정민은 섬세한 감정표현과 몰입감, 박강현은 캐릭터 소화 능력과 존재감이 뛰어나기 때문에 파이의 여정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리 토니 연출은 연출적으로 가장 놀라운 장면을 소개하며 한국 관객들의 기대감을 자극했다. 그는 "파이와 파커는 친구까지는 아니지만 배 안에서 공존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짧은 순간이지만 굉장히 잔잔하고 평화로운 씬이다. 그렇지만 곧 태풍이 불면서 그 평화가 순식간에 깨져버린다. 파이가 바다 위에 던져진 것처럼 보이는 효과를 볼 수 있는 역동적이고, 신기한 장면이다. 모든 것이 괜찮을 것이라고 희망을 가진 순간 역경이 찾아와 바로 반전되는데, 이러한 순간을 좋아하는데 감정의 깊이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이야기는 희망, 인내, 끈기에 대한 이야기"라며 "나쁜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해답을 찾으려는 파이를 보며 우리가 파이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파이는 극중에서 227일간 바다에서 표류한 이야기를 2가지 버전으로 이야기하는데, 관객이 어떤 것이 진실인지 선택할 수 있다. 두가지가 사실이든, 하나만 사실이든, 다 아니든 관객이 선택할 수 있다. 과거의 역경을 이겨내기 위해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되돌아볼 수 있는 극"이라고 이 공연의 메시지를 설명했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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