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림은 결국 물건과의 싸움이다. 매일 쓰는 주방도 예외는 아니다. 편의를 위해 하나 둘 늘어난 도구들은 어느새 공간을 차지하고, 사용 빈도는 줄어든다. 이때 필요한 것은 ‘물건 10개 줄이기 챌린지’다. 부담 없는 숫자에서 시작해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는 가장 쉬운 방식이기도 하다.
하필 왜 주방일까? 주방은 생활의 중심이면서도 불필요한 물건이 가장 쉽게 쌓이는 공간이다. 유통기한이 지난 조미료, 한 번 쓰고 안 쓰는 주방기기, 기념품 컵… 그 어느 방보다 ‘비움’의 효과를 빠르게 체감할 수 있다.
‘10개 줄이기 챌린지’ 방법은 이렇다. 먼저 전체를 다 정리하려 하지 말 것. 하루 15분만 투자해도 충분하다. 예를 들어 오늘은 ‘서랍 한 칸’, 내일은 ‘조리도구함’ 등 영역을 나눈다. 버리는 물품은 “1년 이상 안 쓴 것”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버리는 대신 나누거나 재활용할만 한 물건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것도 정리의 한 방법이다. 사용하지 않는 컵세트, 미개봉 채반 등 깨끗한 물건은 지인이나 ‘당근 나눔’으로 유용하게 정리할 수 있다.
? 주방에서 줄이기 좋은 물건 예시 10
·오래된 조리도구 녹슬거나 벗겨진 프라이팬, 쓰지 않는 국자
·중복되는 도구 계량스푼 여러 세트, 같은 종류의 집게 3개
·무늬 컵/기념컵 선물 받은 머그잔, 캠페인 굿즈 등 ‘기억용’ 컵
·유통기한 지난 식재료 오래된 향신료, 빵가루, 사용하지 않는 드레싱
·안 맞는 뚜껑 본체는 없고 뚜껑만 남은 플라스틱 용기들
·1회용품 쟁여둔 것 나무젓가락, 종이컵, 빨대 등 지나치게 많은 1회용품
·장식용 그릇 실용성보단 보기만 좋은 그릇류
·특별한 상황용 기기 팝콘기, 핫도그메이커 등 1년에 한 번 쓸까 말까 한 전자기기
·낡은 행주 얼룩이 지워지지 않거나 냄새나는 오래된 천
·정체불명 부속품 어디에 쓰는지 모를 믹서기 부속, 뚜껑 등
비움이 가져오는 변화는 꽤 크다. 설거지와 정리가 쉬워지고 조리 동선이 간결해지며 무엇보다 ‘요리하고 싶은 주방’이 된다. ‘10개 줄이기’는 단순한 정리 정돈이 아니다. 물건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고, 나에게 필요한 삶의 형태를 재정의하는 첫걸음이다. 이번 주말, 주방 서랍 하나만 열어보자. 생각보다 가벼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