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Interview
MS와 ‘한국적 AI’ 만드는 KT
윤경아 KT 에이전틱 AI랩장
KT는 인공지능(AI)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2023년 10월 자체 개발 거대언어모델(LLM) ‘믿음’을 선보였던 KT는 불과 1년 뒤, 마이크로소프트(MS)와 AI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당시만 해도 자체 AI 개발이 대세로 여겨졌던 상황. 하지만 통신 맏형 KT는 급격한 노선 전환을 결정했고, 시장은 술렁거렸다. 빅테크와의 협업이 잘될까? 협업이라 쓰고 ‘종속’이라고 읽히지 않을까? 자체 기술은 그럼 필요 없는 건가? MS와 KT의 협업 발표는 다양한 궁금증을 남겼다.
팩플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에서 윤경아 KT 에이전틱 AI랩장(Agentic AI Lab·이하 랩장)을 만나 이 같은 시장의 궁금증에 대해 직접 물었다. 윤 랩장은 SK텔레콤, 현대카드를 거쳐 2023년 말 KT에 합류한 AI·빅데이터 전문가다. 에이전틱 AI랩은 AI퓨처랩, 젠(Gen)AI랩과 함께 KT의 AI비즈니스를 이끄는 조직이다. KT의 AI 전략 피벗(pivot·사업 방향 전환) 소용돌이 중심에 있는 그에게 왜 KT는 방향을 바꿨는지부터 MS와의 협업을 통해 만드는 ‘한국적 AI’의 개발 과정과 실체, 그래서 KT는 AI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는지까지 샅샅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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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잘나가는 美 빅테크와 동침
자체 개발 AI로는 경쟁력이 없었나. 왜 전략을 바꿨나.
경쟁력 있는 고성능 LLM을 만드는 데 천문학적 투자 비용이 들어간다. 오픈AI 등 초반에 시장을 선점한 빅플레이어들과 격차를 좁힐 수 있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고 판단했다. 또 모든 AI 서비스 개발에 LLM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사용 목적에 따라 소형언어모델(SLM)도 비용 대비 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멀티 LLM 전략으로 다양한 모델 선택지를 확보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KT의 멀티 LLM 전략엔 어떤 모델이 들어가나.
먼저 MS와 협력해 현존하는 최고 성능의 LLM ‘GPT-4o’(오픈AI)를 기반으로 최적화하는 ‘한국적 AI 모델’(가칭)을 만들고 있다. 여기에 자체 개발한 믿음, 오픈소스 모델 라마(메타)를 기반으로 만든 SLM(소형언어모델)까지 갖췄다. 총 세 가지 라인업 모델들을 바탕으로 고객 수요에 맞는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김영섭 KT 대표는 지난해 10월 기자간담회에서 “AI에서 규모의 경쟁 게임은 이미 끝났다고 본다. 이미 수백조 원 이상을 쏟은 구글, 아마존웹서비스 등 빅테크를 제칠 순 없다”며 “KT는 MS와 협업을 진행하고, 자체 언어모델 믿음은 SLM으로 특화해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픈AI의 최대 투자자인 MS는 AI 기술 개발을 위한 인프라와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적 AI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