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여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떠나 메이저리그사커(MLS)에 진출한 손흥민(33·LAFC)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지만 한 가지 아쉬움은 있다고 토로했다.
자신을 10년간 응원했던 토트넘 홋스퍼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지 못한 것이다. 손흥민은 지난 8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친선전을 마지막으로 토트넘을 떠나면서 토트넘 팬들과 직접 작별인사를 나누지 못했다.
손흥민은 “기회가 있다면 토트넘 스타디움에서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는데, 알고보니 방법이 있었다.
영국의 ‘더 선’은 지난 16일 손흥민이 로스앤젤레스(LA)FC와 맺은 계약서에 MLS 비시즌 단기 임대 계약으로 유럽에서 뛸 수 있는 옵션이 있다고 보도했다.
MLS는 봄에 시즌을 시작해 가을에 마치는 춘추제로 운영된다. 반면 유럽은 가을에 시작해 봄에 시즌을 마치는 추춘제다보니 선수만 부담을 감수한다면 2~3개월은 아르바이트처럼 뛸 여지가 있다.
실제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LA 갤럭시에서 뛰었던 데이빗 베컴(인터 마이애미 구단주)이 같은 방법으로 이탈리아 세리에A AC밀란에서 2009년과 2010년 단기 계약을 맺고 활약했다. 줄곧 EPL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만 뛰었던 베컴은 이탈리아에서도 짧은 시간 인상적인 활약상을 남기며 자신의 이름값을 높였다.
토트넘 팬들을 그리워하는 손흥민에게는 좋은 롤 모델도 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뉴욕 레드불스에서 뛰었던 티에리 앙리는 2012년 임대 선수로 옛 소속팀인 EPL 아스널에서 팬들과 재회했다. 손흥민이 앙리와 같은 길을 걷는다면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채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직접 팬들을 만날 수 있다.
다만 손흥민이 이번 시즌이 끝나자마자 임대 선수로 토트넘에 복귀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이 이동 거리가 상상을 초월하는 MLS에 적응하는 시기라 아직 여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내년에는 북중미 월드컵이 열리는 만큼 체력 안배가 필요하다. 그러나 손흥민이 MLS 적응을 마친 내후년에는 얼마든지 토트넘 팬들과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마침 손흥민은 MLS에서 놀라운 활약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손흥민은 MLS에 입성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으나 9경기에서 8골 3도움으로 훨훨 날고 있다. 그 사이 A매치에선 4경기를 뛰면서 2골도 넣었다. 특히 지난 10일 브라질과 평가전(0-5 패)에선 아쉬운 결과와는 별개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과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상 A매치 136경기)을 제치고 한국 남자 선수로 A매치 최다 출전 기록을 세웠다. 손흥민은 현재 A매치 138경기에서 53골을 기록하고 있다. 손흥민은 득점 부문에서도 차 전 감독의 58골에 5골이 부족한 전체 2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