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무대에서 한·일의 입지가 달라지고 있다. 여전히 최고의 선수들은 한국에서 나오고 있지만, 유럽을 누비는 선수들이 늘어난 만큼 일본의 입지도 점점 커지고 있다.
유럽축구 이적전문사이트 ‘트랜스퍼마크트’는 지난 16일 각 대륙에서 몸값이 가장 높은 선수들을 포지션 별로 정리해 발표했다. 선수의 시장 가치를 기준으로 따졌기에 현 시점에서 포지션별 최고 선수들을 가렸다고도 볼 수 있다.
아시아 대륙에선 3명의 한국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LAFC)이 최근 소속팀의 포지션 변화를 반영해 최전방 골잡이로 이름을 올렸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중원의 한 자리를 꿰찼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의 동료인 이토 히로키와 함께 센터백 콤비로 선정됐다. 세 선수 모두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선택이다.
놀라운 것은 일본 선수들이 나머지 포지션을 대부분 채웠다는 사실이다.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가치(4000만 유로)가 높은 선수로 평가되고 있는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가 왼쪽 날개, 이강인과 친분으로 친숙해진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가 오른쪽 날개로 자리매김했다.
독일 분데스리가를 누비고 있는 도안 리츠(프랑크푸르트)와 사노 가이슈(마인츠)가 미드필더로 이강인과 함께 선정됐다. 수비 라인에서도 소속팀이 현재 없는 도미야스 다케히로가 여전히 왼쪽 풀백으로는 최고의 선수로 공인받았다. 일본의 혼혈 골키퍼인 스즈키 자이온(파르마 칼초) 역시 베스트 일레븐에서 빠지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 국적을 제외하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수비수 압두코디르 후사노프(맨체스터 시티)가 유일하게 베스트 일레븐에 포함됐다.
일본의 득세는 꾸준히 유럽에 진출하는 선수들이 늘어나는 것이 원동력이다. 특출난 선수는 많지 않지만 벨기에와 덴마크, 오스트리아 등 중소리그를 발판으로 하나 둘 뛰어들다보니 이젠 빅리그로 분류되는 영국과 독일, 스페인에서 활약하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늘어난 만큼 일본의 경쟁력도 한층 올라섰다는 평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만 살펴봐도 일본은 19위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자랑한다. 일본은 최근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3-2로 역전승을 거두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