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야생동물] 우리에게 매우 친근한 이름의 새 “굴뚝새”

2024-11-28

분류: 참새목 굴뚝새과

학명: Troglodytes troglodytes (Linnaeus, 1758)

한반도 아종 학명: T. t. dauricus Dybowski & Taczanowski, 1884

영명: Eurasian Wren

분포: 종의 분포 영역은 유라시아대륙과 북미대륙 등 북반구 전역. 한반도 아종은 중국 동북부와 러시아 연해주, 일본 대마도에 분포한다.

녹음이 짙은 어두운 계곡 숲에서 “치리리리리~ 치치” 마치 옥구슬 굴러가듯 아름다운 울음소리의 주인공. 하지만 그 모습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이유는 몸 색이 어두운 고동색 또는 밤색 바탕에 흑백 점무늬가 수놓아 있고, 키가 작은 나무가 무성한 그늘에 숨어 생활하며, 덤불과 덤불 사이를 땅 위 겨우 50cm~1m 높이에서 이동하고, 몸 크기가 우리나라에서 상모솔새와 더불어 가장 작은 새이기 때문이다.

몸길이 11cm, 날개 편 길이 16cm로 탁구공 같은 둥근 모습에 꼬리는 매우 짧다. 평소 작은 꼬리를 쉬지 않고 위아래로 흔드는 동작을 한다.

봄부터 가을에 걸쳐 중산간 계곡 주변 숲에서 생활하지만, 겨울에는 낮은 지대로 이동하여 산자락 평원과 전원지대로 내려와 생활한다. 겨울에는 이동할 때, 잎이 떨어져 상부가 훤히 드러난 덤불 아래 어두운 장소와 큰 돌 위를 거의 쉬지 않고 분주하게 움직인다. 번식기에는 암수 같이 생활하지만, 번식기 이외에는 단독생활로 겨울철에도 다른 새들과 결코 어울려 다니지 않는 독특한 단독생활형 새다.

교미기가 되면 대개 한 마리의 수컷이 이끼와 짐승 털을 모아 항아리 모양으로 만든 보금자리를 자기 생활영역 안에 두 개 이상 나무뿌리 가지 틈새나 숲 지면의 경사면에 짓고 암컷을 유인하는 일부다처(一夫多妻)형 결혼 습성을 지녔다. 수컷이 만든 둥지는 실제 알을 낳는 완전한 형태의 둥지가 아니고, 둥지 바깥 모양만 갖춘 불완전한 둥지로 둥지 내부는 암컷이 공사해 완성한다.

보통 거의 모든 새는 둥지에 하나의 출입구를 만드는데, 굴뚝새는 양측에 두 개의 출입구가 있는 독특한 둥지를 만든다. 만일 뱀이 접근해 위험을 느끼면 반대 구멍을 통해 달아나는 위기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두 개의 출입구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둥지의 한 입구로 뱀이 접근하자 굴뚝새 어미가 가만히 있다가 위기 상황에 반대 출입구로 달아나는 장면을 목격한 연구자가 있다.

번식기는 5월에서 8월 사이로 4~6개의 알을 낳는다. 14~15일간 알을 품고, 부화한 어린 새는 16~17일 성장하면 독립한다. 수컷은 보금자리 둥지를 만들 때 암컷을 도와 둥지 재료인 이끼와 거미줄 등을 물어 협조하지만, 알 품기부터 새끼 키우는 모든 과정은 암컷이 도맡아 한다. 먹이는 동물성으로 거미와 곤충을 잡아먹는다.

“굴뚝새”. 왠지 정겨운 이름의 작은 새는 왜 굴뚝새라는 이름으로 불릴까? 몸 색이 굴뚝을 드나들어 그을린 것 같은 어두운 몸 색을 가지고 있어서 그럴까? 혹은 굴뚝을 드나들기 때문일까?

필자는 도시 외곽 꽃 재배 비닐하우스 연통을 통해 드나드는 굴뚝새와 쥐를 생포하는 자그마한 네모 통 모양의 쥐덫에 뿌려놓은 먹이를 먹기 위해 들어온 굴뚝새를 본 적이 있다.

한상훈 박사,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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