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너자2' 흥행에 감독 스타덤… 굿즈 품귀, 제작사 주가도 껑충

‘너자2’가 해외에서 본격적인 개봉을 하기도 전에 ‘전 세계 애니메이션 흥행 1위’, ‘전 세계 영화 흥행 8위’, ‘관객 2억 명 돌파’ 등의 기록을 세우며 중국 영화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이에 따라 영화의 감독, 제작사, 관련 굿즈(상품)도 중국 내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19일 중국신문망은 ‘너자2와 감독에 대한 20가지 흥미로운 사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영화와 감독의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너자2'를 연출한 양위(楊宇) 감독은 1980년 중국 쓰촨성 출신으로, 예명으로 ‘교자만두’를 뜻하는 ‘자오쯔(餃子)’를 사용한다. 의사 부모 밑에서 자란 그는 쓰촨대 약학부에 합격해 의학을 공부했지만 디즈니, 픽사,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에 매료돼 애니메이션 감독의 길을 선택했다. 당시 불모지였던 애니메이션 산업에 과감하게 뛰어든 것이다. 감독이 의학 관련 전공을 한 덕분에 영화 속 주인공인 ‘너자(나타)’의 근육이 섬세하게 표현될 수 있었다는 팬들의 반응도 있다.

양위 감독은 대학 졸업 후 광고회사에서 근무하다 퇴사하고, 어머니의 월 1000위안(약 20만 원) 연금에 의존하며 약 4년간 애니메이션 제작에 몰두했다. 밤낮없이 작업한 끝에 완성한 단편 애니메이션 ‘시스루(See Through)’가 베를린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양위 감독은 과거 ‘너자1’ 개봉 당시 “밤샘 작업이 너무 잦아 직원들이 오히려 ‘996 근무제’를 부러워할 정도”라고 말한 바 있다. ‘996 근무제’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일하는 초과근무 관행을 뜻하며, 중국 IT 기업들 사이에서 흔한 근무 형태다.

‘너자2’의 흥행은 굿즈 제조업과 유통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도매 시장이 있는 이우 지역의 한 판매자에 따르면, ‘너자2’ 주인공이 착용한 머리띠의 주문량이 이미 20만 개를 돌파했다. 배지 등 일부 굿즈는 품귀현상을 빚고 있으며 중고거래 시장에서는 원가의 몇 배에 달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또한 중국 연예인들이 ‘너자2’ 캐릭터로 분장한 모습을 SNS에 공개하면서 네티즌들의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너자2’는 지난 18일 픽사의 ‘인사이드 아웃2’(2024)를 제치고 전 세계 애니메이션 흥행 1위에 올랐다. 이는 할리우드가 아닌 아시아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이 처음으로 달성한 기록으로, 중국 영화산업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흥행 돌풍 속에서 제작사인 광선미디어의 주가는 하루 30%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기준 광선미디어의 시가총액은 1000억 위안(약 19조7000억 원)을 돌파했으며, ‘너자2’ 개봉 이후 주가는 최대 340% 상승했다.

다만 최근 주가가 다소 주춤한 것은 해외 개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예상 흥행 수익이 기대보다 낮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18일 기준 ‘너자2’의 예상 흥행 수익은 기존 최고치보다 2억2450만 위안(약 443억7000만 원) 감소했다.

‘너자2’는 중국 관객의 취향을 고려해 제작된 만큼 해외 시장에서도 같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영화 속에서 천상계에 맞서 싸우는 너자의 모습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을 연상시킨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해외 관객들이 이러한 서사 구조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너자2’의 흥행 열기가 지속되면서, 영화의 상영 기간을 다음 달 30일까지 연장한다는 발표가 나왔다. 이른바 ‘N차 관람’(여러 번 반복해서 보는 관람 형태)이 흥행을 주도하는 가운데, 중국 관객들은 ‘너자2’의 상영 기간이 연장되더라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 비해 지나치게 짧다고 지적하고 있다.

‘너자2’는 중국 고전소설 ‘봉신연의(封神演義)’에 등장하는 영웅신 너자(나타)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2019년 개봉한 1편 ‘너자, 악동의 탄생’도 약 50억 위안의 박스오피스 수입을 올리며 흥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