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인공색소 전부 빼" 불호령…국내 식품기업, 사태 추이 '촉각'

2025-03-17

【 청년일보 】 최근 미국 정부가 글로벌 식품사들에게 제품들에 인공 색소를 제거하라고 압박했다. 현재는 미국 식품 대기업을 대상으로만 요청했으나, 국내 식품사들도 미국 수출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국내 기준 자체가 엄격하고 깐깐해, 이번 인공 색소 관련한 이슈가 국내 기업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17일 블룸버그 통신, 뉴욕타임즈 등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1일(현지시각)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사회복지부 장관이 식품 대기업 경영진들과 회의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미국인들의 식단을 바꾸고 만성 질환을 해결하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과자나 음료 제품에서 인공색소의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케네디 장관은 취임 전부터 만성 질환, 건강 문제 증가 등을 해결하기 위해 식품 시스템을 손봐야 한다고 공언한 바 있다.

식품의약국(FDA)은 미국 식량 공급의 약 80%를 관할하고 있으며 미국 보건부 산하 기관이다. 미 복지부 장관은 FDA를 감독하고 있다.

이날 회동에는 시리얼, 요플레 등을 판매 중인 미국의 식품기업 '제너럴 밀스'와 펩시콜라 제조사 '펩시코', 시리얼을 판매하는 '켈로그', 세계에서 5번째로 큰 음료회사 '크래프트 하인즈' 등 대기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케네디 장관은 회의를 마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음식에서 독을 제거함으로써 소비자 신뢰를 강화하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최근 10년간 국내 수출 1위 지역 '미국'…국내 식품사 이번 사태 '촉각'

케네디 장관의 이번 발언으로 국내 식품사들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식품 수출 1위 기업이 미국이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의 '10년간 K-푸드 수출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K-푸드 수출액은 2015년 35억1천만 달러에서 지난해 70억2천만 달러로 증가했다.

K-푸드 상위 수출국 중 1위가 미국이었다. 이어 중국, 일본 순이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수출 1위국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뀌었다.

실제로 국내 식품 기업들도 해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과 맞물려 현지 공장을 신설하는 등 미국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CJ제일제당,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국내 굵직한 기업들이 미국에서 제품을 판매 중이다.

특히 라면의 경우 최근 10년간 13억6천만 달러가 판매되며 1위였는데, 성장률도 20.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인공 색소 관련 이슈가 발발하며 국내 식품사들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가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국내 식약처 등 기준 자체가 굉장히 까다로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래서 이번에 미국에서 인공 색소를 제거하라는 것과는 크게 관련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미국에서 얘기가 나오고 있긴 하지만 아직 제도적으로나 법적으로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라 수출 기업들에게는 아직 먼 얘기"라며 "아직 자체적으로 해당되는 것은 없으나 전사적으로 주시는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식음료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안이 순수하게 국민 건강을 위한 목적이라면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진 않아 보인다"며 "국내 대부분의 기업이 엄격한 식약처 기준을 통과한 제품들을 수출하고 있어,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최근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상황에서 관세 정책도 확대되고 있는데, 이번 사안이 정치적으로 번진다면 굉장히 복잡해질 것"이라는 시각도 내놨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