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국민의힘뿐 아니라 야당이 발의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에도 국민연금 지급 보장 명문화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야가 국민연금 개혁 논의에서 소득대체율과 자동조정장치 도입 등을 두고 이견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지만 크레딧 제도 확대처럼 공감대를 형성한 지점도 있어 모수개혁(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등 조정)이 진척되면 구조개혁 논의는 자연스레 따라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서울경제신문이 국회에 발의된 연금개혁 관련 32건의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조사한 결과 9건의 법안이 국민연금에 대한 국가의 지급 보장 의무를 명시하자는 내용이 뼈대다. 이 중 6건의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것이다. 국민의힘에서는 보건복지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김미애 의원과 21대 국회에서 국민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이끌었던 주호영 의원이 제출한 법안에 지급 보장 명문화가 담겼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도 같은 내용이 포함된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사실상 원내 1~3당 모두 국민연금 지급 보장 명문화에 공감대를 형성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에 대한 지급 보장 명문화를 통한 국민 신뢰 확보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위해서는 기금 재정을 안정화하는 개혁이 동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강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기금이 머지않아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이 오랫동안 반복되다 보니 국민연금을 폐지하자는 주장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신뢰 회복에 도움 된다면 지급 보장을 명문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급 보장 명문화 외에 출산·군 복무 크레딧 기간을 확대하고 보험료 지급 시점을 앞당기자는 내용도 양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에 공통적으로 담겼다. 보험료율 인상을 언급한 법안은 국민의힘 1건, 민주당 2건, 조국혁신당 1건 모두 13%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구체적인 소득대체율을 명시한 법안을 발의하지 않은 반면 야당 의원들의 법안에는 소득대체율(현행 42%, 2028년 40%)을 45~50%로 인상하자는 내용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