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질문이 “넌 누구 편이냐”…한국 사회 정말 나쁜 징조다

2025-03-03

尹 정국인식 해부

12화 : 음모론 또는 잘못된 믿음은 어디서 오나

잘못된 믿음(misbelief)은 좌파와 우파를 따지는 진영 문제가 아니라 인간적인 특성 차원의 문제다.

사람을 만날 때 가장 먼저 하는 질문 중 하나가 내 편을 지지하느냐, 아니면 다른 편을 지지하느냐라면 한국 사회에는 정말 나쁜 징조다.

댄 애리얼리(58) 미국 듀크대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기승을 부리는 음모론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애리얼리 교수는 인간의 비이성을 파헤친 책 『상식 밖의 경제학』『경제 심리학』 등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행동경제학자다. 그가 2023년 낸 책 『미스빌리프(misbelief·잘못된 믿음)』는 12·3 계엄 사태의 여파로 부정선거론·음모론이 판치면서 요즘 부쩍 한국에서도 자주 거론됐다. 사람들이 잘못된 믿음에 빠져들게 되는 원인을 분석한 책이라서다.

애리얼리 교수에게 이메일 인터뷰를 요청한 건 이 때문이다. 코로나19 음모론 등 잘못된 믿음에 빠진 이들을 직접 만나 연구해 온 그의 통찰이 음모론에 빠진 한국 사회에 도움이 될 듯했다.

애리얼리 교수는 기자가 보낸 질문지에 직접 16분 남짓 답변하는 영상을 찍어 지난달 말 보내왔다. 그는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아주 친숙하진 않다”면서도 “뉴스를 읽었고 (한국 상황에) 매우 슬프다”고 했다.

“증거 없는 말 신뢰, 지지하고 싶다는 신호”

한국에선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 부정선거론이 퍼졌다.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믿는 이들과, 이를 음모론으로 보는 시각이 맞선다. 이런 한국 상황을 어떻게 보나.

“나는 음모론보다는 잘못된 믿음이라고 말한다. 음모론은 비하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잘못된 믿음이란 두 가지에 관한 것이다. 첫째는 사실이 아닌 것을 믿는 거다. 둘째는 잘못된 믿음을 다른 모든 것을 색칠하는 렌즈로 삼는 거다.”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부정선거 배후에 중국이 있다고 보는데, 이와 관련해 극렬 매체들이 내놓은 기사 중 상당수가 가짜뉴스로 판명됐다. 그럼에도 대통령 지지층 사이에 혐중(嫌中) 정서가 퍼지고 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