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송재혁 삼성 CTO "협업이 반도체 혁신의 핵심"

2025-10-22

SEDEX 2025서 '시너지를 통한 반도체 혁신' 주제 연설

로직·DRAM·플래시 기술 융합…지식 컨버전스 가속화

"각 분야 부딪힐 때 혁신 에너지 나와…산학연 협력해야"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송재혁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반도체 기술의 미래를 '협업의 시너지'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리적 한계가 다가오는 실리콘 기반 반도체 산업에서 경계를 넘는 융합과 협력이 혁신의 동력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7회 반도체대전(SEDEX 2025)' 기조연설에서 송 CTO는 "'모든 혁신은 컬래버레이션(협업)에서 나온다'는 확신이 반도체 산업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며 "다양한 기술과 산업이 교차하면서 새로운 혁신의 지층이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송 CTO는 이날 '시너지를 통한 반도체 혁신'을 주제로 반도체 진화의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플래너(평면) 시대에서 수직 구조를 거쳐, 이제는 붙이고 쌓는 기술로 전환하고 있다"며 "D램(DRAM), 낸드(NAND), 로직 반도체 모두 공통적으로 적층(3D) 기술을 통해 한계를 돌파하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첨단 패키징(Advanced Packaging)을 미래 반도체 기술의 '끝판왕'으로 지목했다. 송 CTO는 "칩을 세우고 붙이는 것을 넘어 이제는 여러 칩을 한층 더 쌓아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이 핵심"이라며 "실리콘 단위 기술의 벽이 가까워지면서, 반도체 혁신의 무게중심이 소자에서 시스템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 CTO는 "반도체 기술 혁신이 단일 기업의 역량이 아니라 분야 간 시너지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천재 한 명이 '나를 따르라'고 외치는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의견이 부딪히며 정반합을 이루는 과정에서 진짜 혁신이 일어난다"며 "삼성전자는 DRAM·NAND·로직·이미지센서(CIS)·패키지 기술까지 전 라인업을 보유한 유일한 기업으로, 각 부문 간 기술 교류가 시너지를 낸다"고 말했다.

삼성 내부에서는 이러한 조직적 강점을 바탕으로 '지식 컨버전스(융합)'를 적극 추진 중이다.

로직 기술을 DRAM에 접목하거나, 플래시 기술을 패키지로 확장하는 등 영역을 넘나드는 실험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융합이 궁극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반도체 혁신을 이끌고 있다.

송 CTO는 반도체 기술 발전을 다른 과학 분야의 혁신과 비교하며 '크로스 디서플리너리(Disciplinary) 컬래버레이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천문학·수학·기계공학의 협업이 항해술을 발전시켰듯, 생물학과 AI의 협업이 노벨상을 만든다"며 "반도체 산업도 물리·화학·소재·AI·환경과학 등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명공학의 데이터 처리 속도는 이미 반도체보다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며 "다른 분야의 혁신을 배워야 한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1980년대 대학 시절에는 필수 과목이 16개였다면, 지금의 반도체 엔지니어는 100개 과목을 공부해야 하는 시대"라며 "AI, 회로, 물리, 재료, 시스템 설계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융합 역량이 요구된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송 CTO는 "지진이 일어나는 이유는 서로 다른 판이 부딪히기 때문"이라며 "반도체 산업도 각 분야가 부딪히며 긴장을 만들 때, 그 에너지가 혁신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플랫(평면)에서 수직, 그리고 적층으로의 진화는 결국 지층처럼 쌓여가는 협력의 역사"라며 "산업·학계·정부가 함께 이 에너지를 모아 대한민국 반도체의 새 지평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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