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에 적대적 망상"…'韓개미 불신' 지적한 美헤지펀드

2025-02-21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당국에 공매도 금지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것에 대해 “적대적인 망상을 가지고 있다”는 미국 헤지펀드의 지적이 제기됐다. 금융 당국이 이중으로 무차입 공매도를 적발·방지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시행하기도 전에 개인투자자들이 불신을 나타내자 후진적인 투자 문화부터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국 헤지펀드 아카디안에셋의 오언 러몬트 수석부사장은 최근 칼럼을 통해 “한국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에 대한 적대적이고 망상적인 신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주식시장이 한국 내 공매도 금지 요구와 정치테마주 유행 등 잘못된 문화의 영향을 받는 ‘한국화(Koreafying)’가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몬트 수석부사장은 “개미라고 불리는 한국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투자자들이 자신들을 속이고 있어 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나는 공매도가 싫어요’라는 공매도 반대 버스를 운행하면서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한 결과 정부가 2023년 11월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화가 계속된다면 미국 증시도 공매도가 금지될 수 있는 만큼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더했다.

실제 공매도 전면 금지 기간 금융 당국이 증권사의 잔액관리시스템을 만들고 거래소에 중앙점검시스템(NSDS)을 구축하는 등 무차입 공매도를 막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내놓았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불신은 여전하다. 당장 공매도 재개(3월 31일)를 한 달 앞둔 상태에서 NSDS로는 무차입 공매도를 막을 수 없다는 주장이 다시 나오고 있다.

투자 업계에서는 당국이 현행법이나 글로벌 기준에 따라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했음에도 투자자들이 믿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앞으로는 이중으로 무차입 공매도를 감시하면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증권사에 책임을 묻는 방식인 만큼 100% 가깝게 방지할 수 있는데도 각종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소재 대학의 한 경영학과 교수는 “솔직히 국내 투자자들이 공매도에 적대적 망상을 가지고 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며 “국내 증시 저평가가 길어지면서 나타난 손실 원인이나 책임을 공매도 등에서 찾기 때문에 시장에 대한 불신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문제는 개인투자자들의 불신이 계속된다면 공매도 전면 금지 요구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산운용사 본부장은 “공매도가 많아서 하락하는 종목은 원래 하락해야 할 종목”이라며 “기업 거버넌스만 바꾸라고 할 것이 아니라 개인투자자들도 선진국에 걸맞은 의식을 갖고 손실 책임을 공매도나 기관에 미루는 후진적인 행태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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