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척해진 브루스윌리스…치매 예방? ‘이것’ 관리부터 [헬시타임]

2024-09-22

영화 ‘다이하드’로 유명한 할리우드 액션스타 브루스 윌리스(68)가 치매 진단 후 나날이 수척해지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브루스의 투병 사실이 알려진 건 2022년 3월 연예계 은퇴를 선언한 지 1년 여가 지나서였다. 브루스의 가족들은 지난해 2월 전측두엽변성협회(AFTD) 홈페이지에 성명을 내고 “실어증 진단을 받은 이후에도 병세가 계속됐다. 더 구체적인 진단을 받은 결과 그가 전측두엽성 치매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명확한 진단을 받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에게 나타난 실어증이 치매 증상 중 하나였던 것이다.

브루스의 아내인 에마 헤밍 윌리스는 한 토크쇼에서 "치매는 진단을 받은 사람뿐 아니라 가족들도 힘이 든다. 사람들이 '가족 병'이라고 치매를 칭하곤 하는데 정말 그렇다"고 힘겨운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브루스 윌리스가 진단받은 전두측두엽 치매는 이름 그대로 뇌의 전두엽과 측두엽에 발생한 치매를 말한다. 전체 치매의 약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와 세부 유형은 다르지만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기 전으로 되돌릴 방법이 없다는 점은 동일하다. 인구 고령화로 치매가 국가적인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평소 혈당과 혈압이 심하게 변하지 않도록 관리하면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에 따르면 서상원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은 치매가 없는 노인 2600여명을 대상으로 혈당과 혈압 변동성이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연관성이 확인됐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치매 예방관리 연구 및 질병경과 예측 모델 개발’을 위해 2021~2023년 1단계 사업을 거쳐 올해부터 2단계 사업을 진행 중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혈중 포도당 농도의 변화 폭이 클수록, 즉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질수록 심한 대뇌 백질의 변성이 나타나고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축적이 유의미하게 늘었다. 백질 변성은 대뇌의 백질에 퍼져 있는 작은 혈관들이 손상된 상태다. 통상 변성이 클수록 치매와 뇌졸중 발병 위험이 커진다.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 속에 과도하게 쌓이고 뇌세포의 골격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타우 단백질의 이상이 겹치면 신경세포가 파괴되고 인지 기능 장애가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혈당 변동성은 당뇨병 환자에게 중요한 관리항목이다. 불규칙한 식사나 고탄수화물·단순당 섭취 등으로 인해 변동성이 커진다. 서 교수팀은 이런 식습관이 혈관성 치매 및 알츠하이머병 위험인자와 연관되며, 뇌 퇴행성 변화와 인지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혈당 뿐 아니라 혈압 변동성과 인지 기능의 연관성도 확인했다. 분석 결과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 변동성이 클수록 타우 축적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완기 혈압이 크게 변할수록 장기적 기억을 조절하는 뇌의 해마 부위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서 교수는 "치매 예방을 위해 혈압을 효과적으로 조절해야 한다"며 "혈당 조절을 통해서도 치매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며 치매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 치매 유병률은 10.4%였다. 2022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인구 중 추정 치매 환자는 93만5000여 명에 달했다. 치매로 사망한 사람은 총 1만4136명으로, 1년 전보다 36.6% 늘었다. 치매는 단순히 환자 개인의 건강 문제일 뿐 아니라 가족의 큰 고통이 초래되고 사회적 비용도 막대하게 들어간다.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관리 비용은 약 2020만 원으로 추정되며 의료비, 약제비 등을 포함한 직접 의료비(53.3%)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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