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무원 “머스크 쥐새끼들”…20대 코딩 천재들 국정 뒤엎다

2025-02-10

일론 머스크 연구

세계 최고 부자 일론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선에 기여한 일등공신으로 꼽힙니다. 테슬라·스페이스X 등을 창업해 610조원 규모의 자산을 일군 이 천재 기업가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를 위해 2억4000만 달러(약 3500억원)를 썼습니다. 개인 기부금 1위입니다.

“평생 민주당만 찍었다”는 머스크는 더 큰 꿈을 위해 보수로 ‘전향’해 트럼프와 손잡았습니다. 그가 트럼프를 통해 이루려는 꿈은 뭘까요. 그는 우선 자문기구인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정부 구조개혁을 지휘하고 있습니다. 예산 삭감, 대량 해고, 부처 폐쇄 등 속도전에 워싱턴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워싱턴특파원을 지낸 박현영 기자가 알려지지 않은 비화를 포함해 ‘퍼스트 프렌드’로 등극한 머스크를 집중 해부합니다.

미국 네브래스카대 링컨캠퍼스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루크 패리토는 3학년이던 2023년 봄, 팟캐스트를 듣다가 흥미로운 소식을 접했다.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파괴된 폼페이 유적에서 발견된 고대 로마 파피루스 속 문자를 해독하면 상금을 주는 대회 ‘베수비오 챌린지’가 열린다는 정보였다.

텍사스주에 있는 일론 머스크의 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X에서 인턴으로 일할 때였다. 그날부터 퇴근 후 저녁시간과 주말이면 인공지능(AI) 프로그램과 씨름했다. 화산재에 묻혀 검게 그을린 파피루스를 컴퓨터단층촬영(CT)한 표본을 AI 프로그램을 이용해 해독을 시도했다.

어느 날 친구 집에서 열린 파티에서 한 구석에 앉아 작업하고 있었다. 화면에 고대 그리스어 단어 몇 글자가 선명하게 나타났다. 학자들 검증 결과 ‘보라색(porphyras)’이라는 뜻의 단어였다. AI를 이용해 숯덩이 같은 2000년 전 문서에서 처음으로 글자 해독에 성공한 것. 패리토는 상금 4만 달러(약 5800만원)를 받았고,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투자자 중 한 명인 페이팔 공동창업자 피터 티엘이 설립한 티엘재단 펠로십에 합격했다.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창업가의 길로 접어든 듯하던 패리토는 지금은 머스크가 수장으로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ㆍ‘도지’로 읽는다)에 몸담고 있다. 연간 5조 달러(약 7300조원) 규모의 연방예산 지출을 관리하는 재무부 결제시스템을 들여다보고, 약 400억 달러(약 60조원) 예산의 국제개발처(USAID)를 없애는 작업에 관여하는 DOGE 핵심 인력이다.

패리토 같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나이의 기술 인력들이 연방정부 개혁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머스크의 기업인 스페이스X나 뉴럴링크· xAI에서, 혹은 티엘이 창업한 팰런티어·티엘재단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페이팔 마피아’로 인연을 맺은 머스크와 티엘은 각각 트럼프 선거 캠페인에 거액을 기부하며 당선을 도왔다.

DOGE팀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자 진보 진영은 “머스크의 쿠데타” “선출받지 못한 권력에 의한 국정 농단”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행정 경험이나 예산 업무에 전문성이 없는 ‘코딩 괴짜’들이 민감한 정보에 접근하는 데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DOGE팀의 재무부 시스템 접근을 일시적으로 제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머스크에게) 국방부, 교육부 등 거의 모든 것”에 대해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진보 진영의 우려를 일축할 뿐만 아니라 더 큰 힘을 실어줬다. 국방 예산과 조직까지 들여다볼 수 있게 된 DOGE, 그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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