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여 년간 준비 끝에 아프리카의약품청(AMA, African Medicines Agency)이 공식 출범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케냐 몸바사에서 열린 '아프리카 의약품 규제 당국 회의'에서 AMA 출범이 공식 발표됐다. AMA는 아프리카 대륙의 취약한 의약품 규제 체계를 개선하고, 지역 특성을 반영한 글로벌 규제 표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아프리카의약품청 설립은 규제기관 신설을 넘어 아프리카 대륙의 보건 주권 확립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아프리카는 수십 년 동안 의약품의 안전성과 품질 평가를 다른 국가에 의존해 왔다. 규제 시스템의 미비와 자금 부족 탓에 표준 이하의 의약품·위조의약품 반입이 쉬운 시장으로 분류돼 왔고, 이는 국내외 보건 위기를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AMA가 글로벌 임상시험에서 아프리카 대륙이 배제되는 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의약품 반응이 지역·인종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이 각종 연구에서 확인되고 있지만, 아프리카 대륙의 유전적 다양성은 전임상·임상 연구에서 거의 반영되지 않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는 전 세계 인구의 약 18%를 차지하고 전 세계 질병 발병의 25%를 떠안고 있음에도 글로벌 임상시험에서는 철저히 소외돼 왔다.
실제 그동안 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아프리카인의 유전적 다양성은 거의 고려되지 않았다.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진행된 전 세계 임상시험 128만여 건 중 아프리카에서 수행된 임상시험은 2.4%(3만967건)에 불과했다. 2015~2023년 진행된 글로벌 임상 1상 시험은 케냐 17건, 나이지리아 12건, 에티오피아 3건에 그쳤다.
AMA 출범으로 아프리카인의 생물학적·유전체적 특성을 전임상 단계부터 반영한 새로운 글로벌 규제 모델이 마련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아프리카인에게 최적화된 임상시험 설계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AMA는 2017년 출범한 아프리카 질병관리청(Africa CDC)에 이어 아프리카연합(AU) 차원에서 설립되는 두 번째 전문 기관이다. 아프리카 국가 간 상이했던 규제 체계를 통합하고, 지역 간 협력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대륙 규모의 의약품 감독·평가 기능을 수행하는 핵심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국제 사회도 AMA 설립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유럽의약품청(EMA)은 유럽집행위원회(EC)로부터 1000만 유로 규모의 보조금을 받아 AMA 설립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AMA 출범 초기에 선제적으로 관계를 구축하면 우리 의약품·의료기기의 허가·등록과 신뢰성 확보, 비관세장벽 해소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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