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업 수비수 기용에 대한 염경엽 LG 감독의 고민이 깊어졌다.
LG는 지난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시범경기에서 4-9로 역전패했다. 선발 손주영이 4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았으나 불펜이 와르르 무너졌다. 대수비로 투입된 젊은 백업 선수들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LG의 유격수 유망주인 이영빈(23)은 전날 큰 수비 실수를 했다. 6회 오지환을 대신해 유격주 자리에 투입된 이영빈은 2-4로 쫓기고 있던 1사 만루 상황에서 발 앞에 떨어지는 윤준혁의 타구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이 실책을 기점으로 만루 상황이 이어지며 LG는 대량 실점했고 결국 KT에 리드를 내어줬다.
이영빈은 이번 시즌 ‘젊은 LG’ 구상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지난 시즌 상무에서 제대한 이영빈은 복귀 직후인 8월 10경기에서 타율 0.385를 기록하며 맹타를 휘둘렀다. 지난해 1군 31경기에서 타율 0.222를 기록했고 2개의 홈런을 쳤다. 염 감독은 시즌 개막 전 올해 이영빈에게 기회를 많이 주겠다고 이야기했었다.
이영빈은 올해 시범경기 두 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쳤다. 그러나 문제는 수비다. 경기를 지켜본 염 감독은 이영빈에게 아직 실전 경험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영빈은 상무 야구단에서도 심우준(한화)에게 밀려 주 포지션인 유격수가 아닌 외야수를 주로 맡았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와의 시범경기 전 “이영빈은 시합을 많이 해봐야 하는데 1군에 있으면 바로 뛰지 못하니까 2군에서 한 달 정도 풀로 뛰게 할 생각이다”라며 “그 이후 어떻게 기용할지 계획을 세워보겠다”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1군에 있으면 일주일에 많아봤자 한 경기밖에 못 나간다. 그건 선수에게도 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며 “2군에서 계속 풀로 시합을 뛰게 하다가 4~5월에 다시 1군에 오는 게 이영빈에게도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