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선순환’ 돋보인 한양ERICA·인천대…‘문송’ 극복한 취업 강자 서강대 [2025 대학평가·학생성과]

2025-11-25

안호준(27) ㈜일리소프트 대표는 한양대(ERICA) ICT융합학부 3학년이던 2020년 창업해 현재 연평균 4억~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교내외 소프트웨어 봉사 활동을 하면서 메타버스 등 확장현실(XR) 기술을 교육콘텐트로 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사업화한 거다. 학교의 코딩 교육이나 직업 연수 때 고가의 교구 대신 가상공간을 이용, 교육비를 낮춘 게 주효했다.

교내 동아리에서 시작한 안 대표의 창업엔 학교의 체계적인 지원이 커다란 도움이 됐다. 창업장학금, 창업동아리 정책지원금 등 학교로부터 총 8300여만원을 지원받았고 창업공간과 창업부스터(전담매니저)의 코칭을 받았다. 같은 학교 출신인 김서현(22) ㈜싱귤래러티 대표의 창업에도 모교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 그는 학교로부터 총 2900여만원을 지원받아 대학생 시험대비용 인공지능(유니브AI)을 개발, 월 1억5000만원의 수익을 내고 있다.

한양대(ERICA)는 2025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전국 53개 대학 중 학생 수 대비 창업지원액 1위, 창업기업 수 8위를 기록했다. 지난 3년(2022~2024년)간 약 275억2500만원을 지원했고 같은 기간 총 85개 기업이 탄생했다. 이처럼 학생성과 부문에선 세밀한 학생 지원 정책을 바탕으로 각자의 강점을 살린 대학들이 조명됐다.

창업 분야에선 ‘창업지원→유망 아이템 개발 및 매출’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눈에 띄었다. 인천대는 학생 창업에 총 176억3200만원을 지원해 223개의 창업기업을 배출했다. 창업 관련 교과가 총 56개로 전년 대비 16.7% 늘었고, 수료생(2366명)도 같은 기간 13.8% 증가해 창업의 저변이 넓어졌다. 평가 대상 대학 중 창업지원액(178억원)이 6번째로 많은 서울과학기술대는 정부가 매년 주최하는 국내 최대 창업 경진대회인 ‘창업유망팀 300+’ 총 23팀을 배출하는 성과(9위)를 거뒀다.

체계적인 지원으로 취업 성과를 높인 대학들도 돋보였다. 서강대는 인문계열 학생들을 대상으로 세부 전공별 2년치 졸업자 취업 데이터를 분석, 선배들의 진출기업·직무·진학 현황을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진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또 카카오톡 오픈채팅 MOS를 활용, 수백명의 동문 선배가 실시간으로 후배와 진로·취업 관련 질의응답을 할 수 있게 했다.

서강대는 건양대·성균관대에 이어 취업률 3위(70.8%)에 이르고, 취업의 질을 나타내는 유지취업률(1년 이상 취업 유지)은 90.9%로 1위를 기록했다. 여느 대학과 달리 중국문화(79.1%)·유럽문화(86.2%), 국어국문(73.8%) 등 인문 계열의 취업률도 높은 편이다.

경희대는 외국대학과 학점교류가 가장 활발한 대학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학부·대학원을 합쳐 총 7925명(상대 대학 포함)이 학점 교류를 경험했다. 한국어 실력이 부족한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초·중·고급 수준별 한국어·한국학 교육을 하고 국내 정착이 용이하도록 한국인 재학생(버디)과 1:1로 매칭, 학교·생활 전반을 도와주는 글로벌 버디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영어 외에도 중국어·베트남어 등 여러 언어로 상담을 제공하는 ‘다국어 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룸메이트와의 갈등, 교수와 소통 문제까지 상담한다. 경희대는 2022~24년 외국인 학생의 중도포기율(4.3%)이 성균관대·연세대에 이어 3번째로 낮다.

어떻게 평가했나

올해로 33년째를 맞은 중앙일보 대학평가는 국내 유일의 종합 대학평가 경험을 바탕으로 지표를 더욱 정밀하게 손질하며 평가 체계를 강화했다. 국내 4년제 대학 190여 곳 가운데 교수 연구 실적, 신입생·재학생 충원 비율, 학과 구성 등을 고려해 일정 기준을 충족한 53개 대학을 종합평가 대상으로 선정했다.

종합평가는 교수연구(10개·95점), 교육여건(12개·75점), 학생성과(10개·80점), 평판도(6개·40점) 등 4개 부문에서 총 38개 지표로 점수를 산출하며, 만점은 290점이다. 올해는 지난해 도입한 ‘졸업생 사회 영향력’의 인물 범위를 중앙일보 인물정보DB를 활용해 넓혔고, 창업 지표에는 최근 3년간 학생 창업 기업의 매출액을 포함해 질적 영향력을 반영했다.

학문분야 평가와 달리 종합평가에는 기업 인사담당자·고교 진학 담당 교사·학부모·고등학생 등 2400명을 대상으로 한 평판도 조사 결과가 포함된다. 특히 올해는 국가·지역사회 기여도와 향후 기여 가능성을 묻는 문항을 새로 넣어, 대학의 사회적 책무성과 미래 기여도를 입체적으로 평가했다.

대학평가팀=이후연·허정원·오삼권 기자, 이주현·원소정·한민규 연구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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