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대신 실물 성과로 박사 학위…中 공학교육 대수술[글로벌 왓]

2025-11-24

중국이 미국과의 기술 경쟁 속에 논문 대신 실물 제품이나 기술 성과만으로 박사 학위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교육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방 분야 핵심 대학인 하얼빈공과대학교(HIT)는 최근 이런 방식으로 첫 박사 학위 취득자를 배출했다.

중국 군사 계획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국방 7대 대학(國防七子)’ 중 한 곳인 하얼빈공대는 최근 전통적인 박사 학위 요건에서 학술 논문을 필수로 요구하는 관행을 걷어내고, 실제 산업 현장에서 사용 가능한 신제품·신기술을 개발하면 박사 학위를 인정하는 방안을 시범 운영 중이다.

지난 9월, 박사과정생 웨이리엔펑은 실용적 성과만으로 구두 심사를 통과하고 학위를 취득한 첫 주인공이 됐다. 그는 진공 레이저 용접 공정과 관련 장비 개발을 연구했으며 대학은 여러 업계 전문가를 심사위원으로 초빙해 연구의 실용성을 평가했다.

중국은 2022년부터 교육부와 8개 주요 기관의 지원 하에 엔지니어링 교육을 근본부터 재설계하는 전국 시범 프로그램을 추진해왔다. 이 계획은 이론적 지식만으로는 미국 주도의 기술 봉쇄를 돌파할 수 없는 반도체, 양자컴퓨팅 등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한다. 학생들은 논문을 쓰는 대신 선도 기업 및 국가 연구소와 직접 협력해 새로운 장비를 개발하고, 차세대 시스템을 설계한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학위 논문을 주요 엔지니어링 설계, 신제품 개발 또는 새로운 장치 개발로 대체할 수 있도록 제안했으며, 이 조항은 지난해 법으로 제정됐다.

하얼빈 공대 대학원의 쭝잉잉 부학장은 "많은 공학 문제들이 논문 형식에 적합하지 않거나 아예 발표에 적합하지 않다"며 새 규정이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3년여 만에 60개 대학과 100여 개 기업이 참여해 2만 명 이상의 공학 석·박사 학생을 공동 선발했다. 첫 졸업생 가운데 67명이 제품 설계, 기술 제안, 사례 분석 등 실용적 성과를 바탕으로 학위를 신청했다.

하얼빈공업대는 현재 60개 이상의 주요 기업·국가 연구소와 공동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박사과정생 약 3000명이 참여하고 있다.

SCMP는 "오늘날 중국에서 과학자가 된다는 것은 더 이상 권위 있는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거나 100페이지짜리 학위논문을 심사받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특히 국가 기술 생존의 미래가 걸려 있을 때, 실제 문제를 해결하고 작동하는 것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 됐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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