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직후 ‘빈틈’ 노려 4분 만에 털었다…루브르 내부 공범 있나? [뉴스+]

2025-10-20

전 세계 박물관·미술관 중 연간 방문객이 가장 많은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2024년 기준 873만명)에서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절도범들은 관람객 입장이 시작된 뒤 박물관 외벽에 사다리차를 대고 침입해 순식간에 범행을 저질렀다. 대범하면서 치밀한 수법 탓에 내부 공모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오전 4인조 괴한이 루브르 박물관에 침입해 보석류를 훔쳐 달아났다.

이들은 사다리차를 이용해 2층 외벽의 창문을 깨고 프랑스 왕실 보석이 전시된 ‘아폴론 갤러리’에 진입했다.

진열장 강화유리를 정밀 절단해 보물 9점을 가져갔으며, 이 중 1점이 수색 과정에서 깨진 채 발견돼 실제 사라진 보물은 8점으로 집계됐다.

범행이 발생한 시각은 박물관 개장 30분 뒤인 오전 9시30분쯤이었다. 관람객이 입장한 운영 시간대에 범행이 일어난 이유는 무엇일가.

‘아폴론 갤러리’는 루브르 최고 보물 모나리자가 위치한 ‘살롱 카레’와 불과 250m 떨어져 있다. 다만 입구에서 이곳까지는 복잡한 동선을 거쳐야 한다. 박물관이 개장하면 관람객들은 모나리자 전시실로 몰리거나 입구에서부터 관람을 시작한다. 아폴론 갤러리가 사실상 비어 있는 시간이다.

루브르 박물관의 한 직원은 RTL 방송과 인터뷰에서 “오전 개장 후 약 30∼40분간은 관람객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시간대”라고 말했다.

이 시간은 보안 인력이 가장 분산되는 때이기도 하다. 개장 직후부터 오전 11시 무렵까지는 입장객 통제, 안내, 매표, 보안 검색 등으로 인력이 주로 출입구에 집중된다. 내부 관계자는 “전시실 순찰이 가장 느슨해지는 시간대”라고 증언했다. 범인들은 이러한 빈틈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범인들은 박물관 외벽이 공사 중인 상황도 이용했다.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범인들은 작업자들이 입는 노란 조끼를 착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이들이 공개된 장소에서 사다리차를 타고 2층으로 접근하는 것을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범인들이 침입해 보물을 훔쳐 달아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4분이었다.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는 이를 ‘4분의 수치’라고 표현했다.

수사당국은 범인들이 사전에 동선을 치밀하게 파악했고 전시실 내부 구조와 CCTV 사각지대, 경비 교대 시간을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내부 협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스쿠터를 타고 달아난 범인들은 20일 현재까지도 검거되지 않았다. 루브르 박물관은 이날 일부 전시실 재개장 계획을 취소하고 이틀 연속 폐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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