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다올·SK·현대차 등 당국 기준 강화에 작년 집중 적립
22년 이후 부동산시장 악화에 비용↑…새해부터 부담 완화
대형사 대비 회복 속도 저하…낮은 사업 다각화 수준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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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소형 증권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며 부진했던 가운데 올해 실적 개선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다만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감이 완화된 점은 긍정적이지만 대형사들과의 양극화 기조는 여전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 PF 관련 대손충당금이 크게 늘었던 중소형 증권사들이 올해부터 부담을 다소 덜어낼 것으로 보이지만 대형사와 달리 큰 폭의 실적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부동산 PF 부실 증가에 따른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증권사·금융권에 고강도의 충당금 적립을 압박해왔다. 이에 부동산 PF 의존도가 높은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은 대규모 손실에 대비해 관련 충당금 적립액을 대폭 늘려야 했다.
이미 증권업계는 지난 2022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업황 악화에 따라 충당금 적립 기조를 이어오고 있었다. 그러나 당국이 작년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강화해 충당금 적립 기준을 높이고 부실에 상응하는 충당금 적립까지 지속해 요구하면서 대손비용이 더 늘게 됐다.
iM증권은 PF 재구조화와 기존 사업장 관리 강화에 주력하며 지난해 쌓은 충당금만 3057억원에 달한다. 다올투자증권도 작년 연간 456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고 같은기간 SK증권(432억원)과 현대차증권(291억원)의 수 백 억원의 PF 충당금 비용이 발생했다.
부동산 PF 충당금이 대규모로 반영되면서 중소형사들의 실적 타격도 지속되고 있다.
iM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규모가 1588억원을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순손실이 306억원에 그쳤으나 1년 새 1200억원 이상 적자 폭이 확대됐다. 다올투자증권도 지난해 당기순손실 454억원을 내며 지난 2023년에 이어 2년째 적자를 이어갔다.
현대차증권도 작년 당기순이익이 362억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2% 줄었다. 현대차증권의 당기순이익은 지난 2021년 1177억원에 달했지만 부동산 PF 부실 여파로 인해 2022년 871억원, 2023년 535억원으로 감소했다.
다만 올해부터 증권사들의 충당금 적립 부담이 완화되면서 영업 환경이 점차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까지 공격적으로 충당금을 쌓아 올리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적립 규모가 줄어들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실제 현대차증권은 지난 2022년 4분기 부동산 PF 충당금으로 302억원, 2023년 4분기에는 326억원을 적립한 뒤 지난해 4분기에는 87억원으로 충당금 규모가 대폭 줄었다. 다올투자증권도 채권 매각 및 상환을 통해 부동산 PF 관련 익스포저(노출액)을 지속적으로 축소했고 향후 부실 위험을 큰 폭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도 중소형사들의 PF 대손 부담이 일부 남은 가운데 대형사와 비교하면 회복 속도가 큰 차이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중소형사들은 부동산 PF의 질적 위험이 대형사 대비 높다는 점에서 충당금 리스크가 잔존해 있고 수익원 확보 역시 미흡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수석 연구원은 “증권산업 전반적으로 대손 부담이 과거 대비 완화됐지만 일부 증권사의 경우 여전히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중소형사의 경우 대형사보다 사업 다각화 수준이 낮고 관련 비용 부담 등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