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데이터 수집·최적 경로 제공
탄소 배출 줄이는 친환경 수단 부각
인프라 구축 등 산업간 유기적 성장
도심 공중 운영…사고 피해 규모 커
고비용 수단 인식 “대중 접근 어려워”
접근 용이한 ‘버티포트’ 입지 중요해

[정보통신신문=김연균기자]
현대 도시는 다양한 이슈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도시 발전에 따른 교통 혼잡과 길어진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의 불편은 모빌리티 혁신을 통해 풀어야 할 숙제다. 최근에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각종 도시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스마트시티를 중심으로 해법을 찾는 추세다. 특히 새로운 모빌리티 출현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 문제가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시티 속 UAM의 가치
스마트시티에서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디지털트윈(Digital twin) 등 첨단기술을 결합해 안전, 교통, 에너지, 환경, 복지 등 시민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가 개발되고 있다. 도시라는 밑그림에 신기술을 실제 도시환경에 덧칠하고, 기술간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완성하는 하나의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차, 도심항공교통(UAM), 수요대응형 교통서비스 등으로 요약되는 스마트모빌리티는 도시 교통 데이터와 ICT를 접목해 교통체계를 분석하고, 수요관리, 신호제어, 교통안전 확보 등의 과정을 통해 교통혼잡 감소와 운영체계 효율화를 목표로 한다.
이 가운데 UAM은 기체의 개발, 제조, 항행인프라 구축, 관제시스템 등을 포괄하는 항공 교통 서비스로서 저고도(300~600m)의 하늘길을 활용한 도심 단거리 항공 운송 체계를 말한다.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를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는 만큼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며, 전통적인 도로 기반 교통시스템을 변화시킬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마트시티-UAM 연결은 필수
UAM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ICT가 용합된 스마트시티와의 연결이 필수적이다.
스마트시티는 사물인터넷(IoT), 5G 네트워크 등을 도시 전체에 구축해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특히 고도화된 통신망을 비롯해 실시간 기상 예보, 실시간 3D 지도 등의 기술적 인프라 지원은 UAM의 안전한 운항을 보장한다.
가령 5G 네트워크는 빠르고 안정적인 데이터 전송을 통해 UAM에 실시간 교통 관제와 기상 정보를 제공하고, IoT센서는 도심 전역에서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해 UAM의 운항 경로를 최적화한다.
일반적으로 UAM 운용을 위해 항공기(기체)는 △기존 지상 통신 네트워크와의 U2G(UAM to Ground) 인터페이스 △위성 기반 비지상 네트워크와의 U2I(UAM to Infra) 인터페이스 △주변 UAM 기체와 U2U(UAM to UAM) 인터페이스 등이 필요하다.
스마트시티에서 UAM이 각광받는 이유 가운데 환경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전기 동력을 활용한 eVTOL는 탄소 배출을 줄이고, 스마트그리드를 통해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가 가능하다. 특히 에너지저장시스템과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UAM의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고, 기존 모빌리티들의 문제였던 환경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한편 UAM 운용을 위해서는 항공기, 이착륙시설, 관제시스템 등 관련 인프라가 요구된다.
UAM에 필요한 항공기는 활주로 건설이 불가능한 도심에서 이착륙을 해야 하며, 도심 상공을 비행하는 만큼 소음이 적어야 한다. 또한 온실가스 배출이 적고 안전해야 한다.
이착륙시설인 버티포트 역시 중요하다.
버티포트는 수직이착륙을 의미하는 버티컬(vertical)과 터미널을 의미하는 포트(port)가 합쳐진 단어로 eVTOL의 이착륙과 승객의 탑승, 충전과 정비 기능을 하는 장소를 의미한다. 실제로 버티포트는 UAM 생태계에서 40% 이상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UAM 관제시스템인 도심항공교통관리(UATM)도 구성 요소 가운데 하나다.
UATM은 △비행계획서 분석 및 승인 △충돌, 회랑 이탈 등 교통 흐름 관리 △상공 통신품질 관리 등 자동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능형 플랫폼이다. 조종사와 관제사가 실시간으로 교신하고 돌발상황에 즉시 대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UAM이 도심 상공에서도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돕는다.
UATM은 비행 계획을 승인하거나 수정, 반려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이를 위해 출·도착 버티포트와 운항 지점의 위치·고도·속도·시간 등을 토대로 4차원 경로를 생성한 후 예측 경로의 항공 정보, 다른 비행계획서와의 중복 여부를 검토한다.
■UAM 도입, 신중한 접근 필요
UAM은 모빌리티 부문의 혁신이자 미래 핵심 성장동력이다. UAM은 기체 개발을 비롯해 운송·유지보수 등 서비스, 인프라, 플랫폼 등 다양한 산업 분야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UAM의 가치와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상용화를 위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는 ‘도심항공교통 상용화를 위한 과제’ 보고서를 통해 ‘사회적 수용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안전 문제와 관련, UAM은 도심의 저고도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안전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분석했다.
또한 기체나 운영의 안전성 확보에도 불구하고 기상 상황이나 기체 부품의 고장 등으로 인한 사고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할 뿐 아니라, UAM 기체는 전기동력을 사용하고 도심 공중에서 운용된다는 점에서 다른 운송 수단에 비해 사고 발생 시 그 피해가 더 클 가능성도 있다.
고비용 문제도 짚어봐야 할 숙제다.
UAM 상용화 초기에 인천공항에서 여의도까지 약 40㎞를 이동한다고 가정하면 요금은 약 12만원 수준으로, 같은 구간을 모범택시로 이용할 때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입법조사처는 “UAM은 버스나 철도와 같은 대량 운송이 가능한 대중교통수단이 아니고, UAM 시장의 성숙기에 해당하는 2035년 전까지는 고급 교통수단이므로 일반 대중들이 신교통체계를 쉽게 수용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입법조사처는 “UAM 도입으로 여러 문제점들이 예상되는 만큼, 상용화 초기 단계에서는 응급 수송, 의료, 수색 등 공공성이 높은 분야 또는 기존 지상 교통수단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 대해 교통복지 측면에서 UAM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공에서 사회적 역할을 안전하게 수행하는 모습을 통해 사회적 수용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UAM의 핵심 인프라인 버티포트의 법적 성격을 명확히 규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입법조사처는 버티포트는 공항이나 복합환승센터와 같이 도시주민의 생활에 필요한 기반시설이자 공공용 시설에 해당하므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및 하위 법령에 명시된 도시·군계획시설에 표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를 통해 토지 사용과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고, 주거 및 상업시설과의 통합을 통해 공간 활용을 효과적으로 추진하며, 관련 규정에 따라 버티포트를 체계적으로 설치하고 운영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이용자 관점에서도 버티포트의 입지를 세밀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버티포트까지로의 이동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면, UAM을 이용한 빠른 이동의 장점이 상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UAM 서비스의 형태는 버스나 철도, 택시, 개인형 이동수단, 카셰어링 등 도심 내 지상 교통수단 및 인프라와 연계하는 ‘서비스로서의 이동 수단(MaaS)’ 실현이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UAM이 타 교통수단 및 인프라와 조화롭게 통합돼 운영될 수 있도록 버티포트의 위치를 설정해야 한다. 또한 버티포트의 규모나 배치는 충전, 정비·수리·분해조립(MRO) 등도 고려돼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UAM 활성화 이후의 인프라 확장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