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글로벌 TV 시장에서 퀀텀닷(QD·양자점) 기술 경쟁력을 강조하는 전방위 활동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카드뮴 없는 독자적인 친환경 소재 기술을 앞세워 중국과의 기술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유럽에서 2025년형 TV 신기술을 소개하는 '테크 세미나'를 개최한 데 이어 내달 동남아시아, 6월 중남미에서 TV 신기술을 현지 거래선에 소개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에서 중국 TCL과 하이센스가 허위광고 혐의로 소비자 집단 소송을 당한 이후 주요 TV 판매국에 자사 퀀텀닷 소재와 필름 기술 우수성을 공격적으로 알리고 있다. 이번 테크 세미나에서도 퀀텀닷 기술 우수성과 제품 차별성을 집중적으로 소개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글로벌 인증기관인 SGS로부터 퀀텀닷 필름에 대한 무 카드뮴 인증을 획득했다.
무 카드뮴 기술은 세계적으로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공식 인증을 거쳐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시청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을 재조명해 시장 공략 포인트로 삼았다.
유해물질인 카드뮴은 색 재현력과 명암비 등 퀀텀닷 디스플레이의 성능을 높이는 소재로 쓰인다. 그러나 독성이 강한 환경 유해물질이어서 유럽의 까다로운 유해물질 제한지침(RoHS·로하스)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
삼성전자는 카드뮴을 전혀 포함하지 않으면서도 색 재현력과 명암비를 높인 퀀텀닷 소재 기술로 광 특성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필름 기술까지 자체 개발했다. 특히 전자제품에서 카드뮴 사용량을 100PPM 이하로 규정한 것을 넘어 '제로 카드뮴'을 달성했다.
중국 TCL, 하이센스 등은 카드뮴과 인듐을 사용한 퀀텀닷 소재를 사용한다.
TCL과 하이센스는 미국에서 허위광고 혐의로 소비자 집단 소송을 당했다. TCL은 'QLED TV'라는 명칭을 사용한 일부 제품에서 퀀텀닷 함유량이 적은 필름을 사용하거나 아예 퀀텀닷 필름을 넣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이센스도 미국 뉴욕에서 같은 이유로 소비자들로부터 집단 소송에 휘말렸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처음 국내에서 문제가 제기된 후 TCL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됐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퀀텀닷 TV 시장은 수량기준으로 삼성전자(39.3%), TCL(23.3%), 하이센스(13.5%), LG전자(13.2%) 순으로 점유했다. 2023년 삼성전자 점유율이 52.9%, TCL 20.0%, 하이센스 6.1%였던 것을 감안하면 중국 제조사 약진이 두드러졌다.
매출 기준으로는 지난해 삼성전자(51.1%), TCL(17.3%), LG전자(12.3%), 하이센스(10.0%) 순으로 아직 1·2위 간 격차가 상당하다. 하지만 수량 기준 점유율 격차가 빠르게 좁아지고 있어 위기감이 크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