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위험 속 처리 작업 진행
유해물질 처리장 들어서자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거세
산불은 대부분 꺼졌지만, 복구 작업은 쉽지 않다.
최근 발생한 대형 산불로 전기차 등이 불에 타면서 폭발 위험이 높은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수거 및 처리 작업이 진행중인 가운데, 유해물질 처리장 위치를 둘러싼 갈등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FOX에 따르면 환경보호청(이하 EPA)은 현재 화재로 소실된 차량과 주택에서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1단계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EPA 측은 “리튬이온 배터리는 극도로 위험한 물질”이라며 “내부 손상이 있을 경우 자발적으로 재발화하거나 폭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PA 현장 지휘관 스티브 칼라녹은 “이처럼 많은 전기차가 산불로 인해 불에 탄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배터리 처리는 고도의 기술과 신중함이 필요한 작업”이라고 밝혔다.
LA 카운티에서는 지난해 9만 9000대 이상의 전기차가 판매됐다. 가주 에너지위원회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 Y, 모델 3, 사이버트럭 등이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모델이다. 전문가들은 화재로 손상된 배터리가 수 주 또는 수개월 후에도 발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문제는 배터리뿐만이 아니다. 수거된 유해물질을 어느 지역에 보관하고 처리할 것인지를 두고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EPA는 말리부와 퍼시픽 팰리세이즈 인근에 임시 유해물질 처리장을 설치할 계획이지만, 지역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PA는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PCH) 인근의 주정부 소유 부지를 처리장으로 선정했다. 해당 부지는 5에이커 이상의 면적을 갖추고 있으며, 유해물질 차량들이 쉽게 오갈 수 있도록 교통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유해물질이 해안으로 유입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반대 시위를 준비 중이다.
퍼시픽 팰리세이즈 주민 로빈 크리스천슨은 “바다가 이제 막 회복됐는데 오염 물질이 흘러들어 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EPA 측은 “유해물질이 주변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엄격한 안전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현장에서는 방수 포장 및 덮개 설치 작업이 진행 중이며, 일부 구역에는 임시 지붕까지 마련될 예정이다.
한편, 복구 작업은 연방재난관리청(FEMA) 주도로 2단계까지 진행된다.
1단계에서 유해물질 제거가 완료되면 곧바로 잔해 정리 작업이 이어진다. EPA 측은 “복구 작업이 주민들에게 추가적인 위험을 초래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기차 배터리 처리 문제, 주민들의 반발, 환경 오염 우려 속에서 복구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정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