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갑진년’ 한 해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올해도 한인 사회에는 오래 기억될 뉴스들이 있었다. 청년 양용이 경찰에 의해 무참히 희생돼 한인들의 공분을 샀는가 하면, 한인 이민 121년 만에 첫 연방 상원의원이 탄생하는 쾌거도 있었다.
주요 뉴스를 통해 올 한해 한인 사회를 돌아본다.
▶ 정치력, 연방 상원까지 진입
최초의 한인 연방 상원의원이 탄생했다. 연방 하원 3선 출신인 앤디 김은 뉴저지 현직 상원의원의 부패 혐의를 비판하며 상원 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치열한 당내 경선을 뚫고 본선에 진출해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됐다. 한인 정치력에 큰 획을 긋는 사건이었다. 김 상원의원은 옥스포드대를 졸업하고 오바마 백악관에서 외교 업무 담당 보좌관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김 상원의원은 주로 외교 분야에서 일을 할 예정이라 한미 관계 강화에도 많은 역할이 기대된다.
▶ 최초의 한인 LA 경찰국장
지난 1869년 창설된 LA경찰국(LAPD) 역사에서 첫 한인이자 첫 아시아계 수장이 탄생했다. 지난 3월 도미니크 최 수석 부국장이 임시국장으로 임명된 것이다. LA경찰위원회는 만장일치로 최 임시국장의 임명을 승인하며 그를 광범위한 업무 지식과 탁월한 의사 결정 능력을 갖췄고 지역사회에서도 존경받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최 부국장은 지난 10월 7개월간의 임기를 마치고 수석 부국장으로 돌아갔다. 이후 짐 맥도널 전 LA카운티셰리프국 국장이 LAPD 국장직에 올랐다.
▶ 비프, 창의·연기력 인정받다
한인들이 만든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Beef)’이 에미상에서 8관왕을 차지하며 기염을 토했다. 지난 1월 15일 LA 피콕 극장에서 열린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성난 사람들’은 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에서 작품상을 거머쥐었다. 각본과 연출, 제작을 맡은 이성진 감독은 감독상과 작가상을 받았고, 주인공 대니를 연기한 스티븐 연이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중국·베트남계 배우 앨리 웡(42)도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국내 언론들은 ‘압도’와 ‘싹쓸이’로 호평하기도 했다.
▶ 양용, 공권력에 희생되다
지난 5월 2일 LA한인타운 한 아파트에서 양용(40)씨가 아파트 현관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온 경찰의 총격에 사망했다. 가족은 조울증을 앓던 양씨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며 치료시설 이송을 요청했지만 경찰은 과잉진압으로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다. 한 순간에 아들을, 형제를 잃은 가족은 자발적으로 조직된 ‘양용정의위원회(JYYPC)’와 함께 경찰의 과잉대응을 규탄했다. 하지만 LAPD는 사건 발생 100일이 넘도록 사건 연루 경관의 징계나 처벌을 미뤘으며 내사 과정도 공개하지 않았다. 사건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 32년 미제사건 용의자 확인
32년 전 샌디에이고 지역에서 자신의 차 안에서 총격을 당해 사망한 고보임씨 사건의 용의자가 밝혀졌다. 하지만 경찰이 용의자로 지목한 원동호씨는 이미 2003년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이 사건은 금품을 노린 단순 강도 사건이 아니라는 것 때문에 주류 사회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지만 수사 당국은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해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았었다. 경찰은 첨단 과학수사를 통해 고씨의 차량 안에서 발견된 지문을 원씨의 것으로 확인했으나 범행 동기 등은 여전히 미궁이다.
▶ 라크마 위작 전시 논란
지난 2월 LA카운티미술관(LACMA)에서 ‘한국의 보물들’이라는 한국 특별전이 열렸으나 일부 작품의 위작 논란으로 큰 흠집을 남겼다. 해당 전시회는 한인사회 올드타이머인 체스터 장 박사와 아들 캐머런 장씨가 LACMA에 기증한 작품들로 기획됐었다. 한국 미술 전문가들은 전시작 중 이중섭, 박수근 화백 그림에 대해 위작을 의심했다. 장 박사는 위작 논란에 대해 “실망스럽다”며 “한 가족이 보관했던 ‘한국의 보물’”이라고 했다. 하지만 LACMA 측은 아직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