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픈AI 초기 투자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픈AI 대항마를 자처하는 앤트로픽과 협력한다. 엔비디아까지 가세하며 AI 시장에서 치열한 주도권 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MS는 18일(현지시간) 앤트로픽, 엔비디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앤트로픽은 MS 클라우드 애저 서비스 300억달러(약 44조원) 규모를 구매해 컴퓨팅 용량을 최대 1기가와트(GW)까지 늘린다. MS는 자사 AI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 고객 대상 앤트로픽 AI 모델 '클로드'를 제공한다.
클로드는 주요 AI 모델 가운데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구글 클라우드에 이어 MS까지 세계 3대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오픈AI '챗GPT'도 아직 달성하지 못한 일로 챗GPT 독주를 막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MS는 소넷 4.5, 오퍼스 4.1, 하이쿠 4.5 등 클로드 최신 모델 활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MS·앤트로픽)는 점차 서로의 고객이 될 것”이라며 “MS는 앤트로픽의 모델을 사용하고 앤트로픽은 MS 인프라를 활용해 함께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크리거 앤트로픽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MS 연례 개발자 행사 '이그나이트 2025'에서 “처음부터 두 회사가 DNA와 신뢰를 공유한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신뢰할 수 있는 앤트로픽 모델과 MS 플랫폼을 결합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MS는 또 엔비디아와 앤트로픽 모델이 성능·효율성·비용을 최적화할 수 있게 설계와 엔지니어링 작업에 협력할 예정이다. 앤트로픽은 엔비디아 그레이스 블랙웰, 베라 루빈 등 최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1GW 규모 컴퓨팅 자원을 활용하게 된다.
앤트로픽은 양사 투자도 유치했다. 엔비디아는 100억달러(약 14조6100억원), MS는 50억달러(약 7조3050억원)를 각각 앤트로픽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번 3자 협력은 각사 사업 경쟁력 강화와 매출 확대를 위한 것이나 오픈AI 견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앤트로픽은 오픈AI와 달리 '안전'을 가장 중시하는 AI 모델을 강조하며 오픈AI와 경쟁 속에 MS, 엔비디아를 우군으로 확보했다.
MS는 오픈AI에 대한 AI 기술·서비스 의존도를 줄이고 경쟁력을 다각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오픈AI가 최근 영리를 추구할 수 있는 공익법인(PBC)으로 재편하며 MS 클라우드 서비스 독점 공급 계약을 끝낸 상황이다. 기술 교류도 제한됐다.
엔비디아는 GPU 공급처 다각화는 물론, 오픈AI가 높은 구매 비용 등을 이유로 자사 GPU 대체재 개발에 몰두하는 상황에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