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손님 먹다 남은 음식 섞어 팔았다고?…구차한 변명 '황당'

2025-01-01

중국 쓰촨성의 한 훠궈(火鍋·중국식 전골) 식당이 손님이 먹고 남은 마라탕 기름을 재활용해 새로운 손님에게 제공한 혐의로 당국의 처벌을 받았다. 이른바 '침 기름' 사건으로 중국 내 식품안전 논란이 재점화됐다.

지난달 3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쓰촨성 난충시장감독관리국에 따르면 한 훠궈 식당이 '사용한 기름'을 재활용해 훠궈 육수에 섞어 사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당국은 손님의 신고를 받고 해당 식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당국은 식당 주방에서 재활용한 쇠기름 11.54kg을 압수했다. 또 정상적으로 구매한 포장 쇠기름과 다른 형태의 쇠기름이 포함된 4개의 육수 냄비도 확인했다. 조사 결과 이 식당은 수개월간 조직적으로 기름을 재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식당 주인 천모씨는 "9월부터 손님이 남긴 육수에서 고추기름을 추출해 새 기름과 섞어 사용했다"며 "음식 맛을 개선하고 부진한 사업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시인했다. 천씨는 "코로나19 이후 경영난이 지속되면서 비용 절감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난충시장감독관리국은 재활용 기름을 모두 압수하고 사건을 현지 경찰에 이첩했다. 중국 식품안전법은 2009년 시행 이후 남은 음식 재료의 재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쓰촨성과 충칭시의 일부 네티즌들이 "새 기름과 헌 기름을 섞는 것은 전통적인 관행"이라며 "이런 기름이 없는 훠궈는 맛이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일부는 "115도 이상 고온 가열과 필터링을 거친다면 문제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식품안전 전문가 왕젠민은 "전통이라는 미명 하에 식품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는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며 "특히 전염병 위험이 있는 음식 재활용은 더욱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형법에 따르면 식품 판매를 위해 유해 원료를 혼합한 자는 벌금형과 함께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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