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발전은 천재 과학자의 몫? 과학 연구는 협업이 기본[BOOK]

2025-12-05

보통 과학자

김우재 지음

김영사

과학자에 대한 대중의 상투적 이미지는 ‘천재’ ‘영재’다. 천재성을 강조하는 ‘능력과 영감’ 같은 표현이 흔히 따라붙는다.

하지만 지은이에 따르면 실제 과학 연구와 발전 방식은 이와는 사뭇 다르다. 과학 발전은 소수의 천재나 영재가 아니라, 서로 교류하면서 협동조합 방식으로 함께 연구해온 수많은 보통 과학자의 공로다. 과학은 태생부터 지금까지 협업을 통해서만 이뤄져 온 학문이다. 다양한 과학자가 함께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이지 고독한 독주회가 아니다. 서양에서 인문학이나 철학보다 후발주자였던 자연과학은 과학자들이 학회를 결성해 서로 교류하고 단결하면서 17세기에 이르러 근대 학문의 지위를 얻게 됐다.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활동 중인 과학자는 대략 700만 명. 1901~2025년 노벨상 수상 과학자는 662명으로, 이 가운데 약 140명이 생존해있다. 노벨상을 받은 생존 과학자는 약 5만 명에 한 명꼴이다. 연구자의 99%는 보통 과학자로서 살아간다.

결국 과학 발전은 소수의 스타 과학자가 아닌 수많은 보통 과학자의 축적된 업적과 상호 공조 덕분이라는 이야기다. ‘천재 한 명이 수십 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유명한 말은 신화나 비유일 뿐이다.

한데 과학계에선 논문‧특허에 대한 동료 평가가 축적돼야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이런 구조 때문에 과학계에 나타나는 불평등과 빈익빈 부익부를 두고 과학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은 마태복음의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라는 구절을 바탕으로 '마태효과'란 이름을 붙였다. 명망을 얻은 과학자는 계속 유명해지지만 그러지 못한 과학자는 계속 인정을 받지 못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능력주의 사회에선 불평등을 당연시하기도 하지만, 함께 연구하는 게 기본인 과학에서도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지는 고민할 문제다. 이 책은 보통 과학자들의 현실과 더불어 과학계 내부의 여러 문제들을 지적한다. 지은이는 초파리·꿀벌 유전학자로, 캐나다 오타와대에 이어 중국 하얼빈 공대 교수로 활동 중인 현역 과학자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