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 발견의 걸림돌 ‘천재 과학자’라는 신화

2025-12-04

보통 과학자

김우재 지음

김영사 | 396쪽 | 2만2000원

대개 과학은 소수의 천재 과학자가 인류의 진보를 이끄는 분야로 여겨진다. 그러나 과학적 발견이 천재 몇명의 노력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천재’의 그림자에 수많은 과학자와 보조인력들의 노력이 가려졌다. 이 책은 ‘천재 과학자’는 일종의 신화이며 과학자들의 대다수는 과학을 직업으로 갖게 된 사람이라고 말한다. ‘천재 프레임’은 과학계의 엘리트주의를 부채질했다고 지적한다.

특히 저자는 ‘능력 있고 천재적인 소수를 지원하자’는 신자유주의적 모토가 과학발전을 저해하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노벨상’을 정점에 둔 과학계는 상위 10%의 연구자가 연구비의 절반 이상을 가져간다. 저명한 과학자의 연구실은 비대해졌고, 연구실 안에는 자신의 연구가 채택되지 못한 ‘보통의 과학자들’이 채워진다. 특정 연구실에 예산이 몰리면 그렇지 못한 연구실에 속한 다수의 연구자는 연구를 통해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할 기회를 박탈당한다. 그렇다고 비대한 연구실에서 이렇다 할 과학적 성과를 내놓는 것도 아니다.

동료평가로 연구비 지원 여부가 결정되는 현재 관행에서는 선정과정부터 인종, 성별, 국가, 학벌, 카르텔 등으로 인한 차별이 산적해 있다. 저자는 보다 평등한 연구권보장을 위해 ‘기본소득’과 유사한 ‘기본 연구비’ 제도를 제안한다. 기본적인 소속 조건을 채운 과학자들에게 연구를 이어나갈 수 있는 최소한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더 많은 연구자에게 연구비가 돌아가는 구조에서 과학자의 본령인 창의와 혁신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책은 엘리트주의를 신봉하는 과학자들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을 보통의 노동자이자, 신자유주의적 경쟁체제 안에서 희생되는 다수인 ‘보통 과학자’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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