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이 안 낳는지 드디어 밝혀졌다"…여성들이 가장 두려워한 현실적 이유는 바로

2025-12-04

출산 후에도 직장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는 믿음이 강할수록 여성의 출산 의향이 높아진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4일 서울 LSW컨벤션에서 열린 ‘2025 패널조사 학술대회’에서 김은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024년 국내 세대와 성별 패널조사(GGS Korea) 예비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19∼44세 남녀 1059명의 출산 의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여성은 ‘출산 후에도 일을 계속할 수 있다’고 인식할수록 출산 의향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반대로 노동 지속이 어렵다고 본 여성 집단의 출산 의향은 가장 낮았고, 이러한 경향은 무자녀 여성과 중·저소득층 여성에서 두드러졌다.

남성의 경우 전반적으로 출산 의향이 여성보다 높았고, 출산 후 노동 지속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출산 의향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김 연구원은 “이러한 연구 결과는 출산 의향이 개인의 가치관의 문제가 아니라 ‘출산 후 일할 수 있는 조건이 보장되는가’라는 현실적 가능성과 긴밀히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며 “한국 사회가 기존의 전통적 가족 모델에서 벗어나 노동 지속성과 가족 형성을 병행할 수 있는 '커리어와 가족적 성취'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산이 여성에게 노동시장 내 두드러진 배척 계기로 작용한다는 연구도 함께 제기됐다. 이서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출산 후 남성은 노동시장에서 뚜렷한 성과 하락을 겪지 않지만, 여성은 고용률·소득·근로시간 전반에서 지속적인 성과 감소를 겪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고용률과 소득은 출산 직후 급락한 뒤 10년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는 흐름이 확인됐다. 전통적 성 역할 가치관을 가진 집단일수록 이러한 감소 폭이 컸으며, 이는 성 역할 규범이 ‘모성 페널티’의 크기와 지속성을 키우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성평등 인식 확산뿐 아니라 사회에 대한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은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008∼2024년 여성가족패널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여성의 결혼·출산 필요성에 대한 가치관 변화를 연령·기간·코호트별로 분석한 결과 2014년을 기점으로 25∼35세 여성의 결혼 및 출산 필요성 인식이 급격히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 시기는 세월호 참사, ‘헬조선’ 담론, 젠더갈등 심화 등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정성과 정부 불신이 맞물린 시기로 해석된다”며 "1990년대생의 실용적 가치관에 부합하도록 결혼과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 등 불이익을 완화하고 결혼과 출산이 사회·경제적 손해가 되지 않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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