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어는 크게 세 종류로 구성되어 있다. 사랑·무지개 등 순우리말과 국가·민족·인내 등의 한자어, 호텔·엔진 등의 외래어가 바로 그 세 가지이다. 이중 한자어가 70% 정도나 된다. 한자를 도외시하고선 문해력을 높일 수 없는 이유이다.
‘剛’과 ‘强’은 다 ‘굳셀 강’이라고 훈독하고 ‘毅’ 또한 ‘굳셀 의’라고 훈독하는데 세 글자의 쓰임은 각기 다르다. 다 ‘굳세다’로 풀이된 세 글자의 의미 차이를 순우리말로 풀어서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한자를 통해 용례를 비교해봐야 비로소 의미 차이가 분명해진다. ‘剛’은 주로 사람이든 사물이든 성질이 곧고 단단함을 나타내고, ‘强’은 주로 물리적 힘이 세거나 정도가 높을 때 사용한다. ‘毅’는 마음이 굳세어 외부의 자극이나 유혹에도 끄떡없는 태도를 이를 때 주로 사용한다. ‘木(나무 목)’은 ‘통나무’처럼 질박하다는 의미이고, ‘어눌할 눌’이라고 훈독하는 ‘訥’은 ‘言(말씀 언)+內(안 내)’이니 말을 함부로 내뱉지 않고 안에 넣어둠을 이르는 말이다.

강의(剛毅)하면 물욕에 굴함이 없고, 목눌(木訥) 하면 밖으로 치달리는 경박함에 이르지 않으므로 당연히 어짊(仁)에 가까워진다. 강의목눌! 참 고급스런 말이다. 서예작품으로 걸어두고 마음을 닦아보자.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