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기부금을 재원으로 삼은 국가 감염병 연구 사업이 하반기 본격화된다. 2030년까지 총 1000억원을 투입해 통합 감염병 연구기반 구축과 백신 개발 역량 확보에 나선다.
15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질병관리청과 국립중앙의료원은 이르면 다음 달 감염병 연구역량 강화 사업 과제를 공모한다. 6월 말까지 지원 대상자를 선정하고, 하반기부터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사업은 이 회장 유족이 지난 2021년 4월 감염병·희귀질환 극복을 위해 1조원을 기부한 것이 계기가 됐다. 유족 측은 당시 1000억원은 감염병 관련 연구지원에 사용하기로 질병관리청, 국립중앙의료원과 협약을 맺었다.
연구사업은 전문가 자문을 거쳐 감염병 국가 임상시험 네트워크 구축과 감염병 임상연구·데이터 플랫폼 조성, 항생제 내성 극복 연구개발(R&D) 강화 등을 중점과제로 삼았다. 감염병 위기 상황 발생 시 백신·치료제를 신속히 개발하도록 임상 협업·데이터 인프라를 고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항생제 내성을 극복하는 신개념 항균제 개발에도 도전하다.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세 개 중점과제를 토대로 총 18개 세부과제를 선정해 6년 동안 연구를 지원한다. 상황에 따라 추가로 과제를 기획할 예정이다.
질병관리청과 중앙의료원은 오는 7월 3일부터 4일까지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제1회 이건희 감염병 극복 연구 역량강화 사업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사업의 본격적인 착수를 알린다. 감염병 연구 선도기관과 연구자와 교류 시간을 가지며 국내 연구 활성화를 도모한다.
행사에서는 다국가 임상시험 플랫폼, 감염병 전담병원의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미국 증후군 기반 감시 프로그램, 팬데믹 대응을 위한 효율적인 병상 배정과 자원 배분 전략 등을 논의한다.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는 “7월 심포지엄을 공개 시점으로 잡고 과제 공고, 연구자 선정 등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사업을 주관하는 질병관리청과 함께 감염병 연구역량 강화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