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은 신인의 요람이다. 어린 선수들이 주전으로서 기회를 얻는 경우가 많다. 올해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고졸 신인 정현우(18)에게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키움이 좌완 외국인 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28)와의 재계약을 포기한 만큼 좌완 신인 정현우가 다음 시즌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졌다.
정현우는 지난 6일부터 대만 가오슝에서 저연차 선수를 대상으로 하는 ‘루키 캠프’ 훈련을 받고 있다. 2025시즌 신인선수 13명과 김건희, 김윤하 등 1, 2년 차 젊은 선수들은 설종찬 키움 퓨처스리그(2군) 감독의 지휘 아래 미리 몸을 풀고 있다.
정현우는 지난 21일 인터뷰에서 “런닝과 줄넘기 훈련이 가장 힘들다”라며 “지금 캠프에서의 훈련량이 고등학교 겨울 캠프 때와 비슷한데 오랜만에 많은 양의 훈련을 소화하다 보니 조금 힘들다”라고 말했다. 그는 “각자 부족한 부위를 자율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내가 보강하고 싶은 부분 운동을 더 할 수 있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정현우는 “오주원 투수코치님께서 조언을 많이 해 주신다”라며 “프로에서는 도루 견제, 주자를 묶어두는 능력이 8승 투수와 10승 투수의 차이라고 강조하셔서 연습할 때 그 부분을 많이 신경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9순위로 키움에 입단한 김윤하(19)는 이제 더는 막내가 아니다. 그는 1년 선배로서 정현우의 리그 적응을 돕는 중이다. 정현우는 “윤하 형과 룸메이트인데 형이 잘 챙겨줘서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라며 “윤하 형이 프로에 1년 동안 있어 보며 경험한 점을 많이 알려 주신다”라고 말했다.
정현우의 덕수고 동창이자 드래프트 동기인 김태형(18·KIA)은 이번 오키나와 마무리 훈련에서 이범호 KIA 감독에게 선발 자원으로서 눈도장을 찍었다. 정현우는 “태형이와는 평소에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 받는 사이다”라며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잘 될 거라고 믿는다. 친구로서 응원한다”라고 말했다.
정현우에게도 다음 시즌 선발 투수로서의 길이 열려 있다. 키움이 지난 시즌 선발 투수로 맹활약한 좌완 헤이수스와 계약을 해지하면서 같은 좌완 포지션인 정현우의 역할이 커졌다. 정현우가 김윤하와 함께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된다면 키움은 리그에서 가장 젊은 선발진을 보유한 팀이 될 전망이다. 키움의 ‘외국인 타자 2명’ 구상이 실현된다면 외국인 투수 1명과 신인 투수 2명이 포함된 과감한 선발 로테이션이 꾸려질 수도 있다.
정현우는 “전체 1순위라는 부담감도 있지만 아직은 설렌다”라고 말했다. 루키 캠프가 끝나면 정현우는 본격적인 ‘선발 경쟁’에 돌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