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0곳이 뛰어든 패밀리오피스…“유례 없는 부의 이전”

2025-03-18

고령화에 따라 60~70대 부의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부유층 가문 전체의 자산을 관리하며 상속·기업 승계·절세 등의 업무)가 국내 증권사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들도 잇달아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출시하는 가운데 국부 유출 방지와 모험자본 공급을 위해 서비스의 질적 상승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1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연내 패밀리오피스 및 금융자산 100억 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메리츠증권 역시 연내 패밀리오피스 서비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개시할 계획이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말 패밀리오피스와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프라이빗투자은행(PIB)센터를 신설했고 인력 충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8개 증권사가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의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는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 서비스가 정교화하면서 형성됐는데, 2020년 삼성증권이 투자 가능 자산 1000억 원 이상 및 예치금 300억 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패밀리오피스 시대가 시작됐다.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KB증권·하나증권·미래에셋증권·신영증권 등도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경쟁적으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출시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패밀리오피스 사업에 주목하는 건 초고액 자산가들의 자산관리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부자(금융자산 10억 원 이상)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2826조 원으로 전년 대비 2.9% 늘었다. 이 중 금융자산 300억 원 이상의 초고액 자산가 금융자산은 1267조 원으로 전체의 44.8%를 차지했다.

주목할 점은 은퇴 시기에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가 증가하면서 세대 간 부의 이전에 대한 수요도 크게 확대되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이달 12일 패밀리오피스 서비스 가입 고객 중 2세대를 대상으로 해외 주식 및 국내 핵심 테마 종목 투자 전략 세미나를 열었다. 패밀리오피스 서비스가 단순히 보유 자산에 대한 관리를 넘어 차세대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자녀 교육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아직 초기 단계인 국내 증권사의 패밀리오피스 서비스가 △고객 성향별 맞춤형 서비스 제공 △자문 서비스 유료화 △투자은행(IB)과의 연계 강화 등을 통해 고도화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증권사의 초고액 자산가 자산관리 전략’ 보고서에서 “초고액 자산가들 대부분이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두고 있어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부의 이전이 진행 중”이라며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는 국부 해외 유출 방지, 모험자본의 효율적 배분, 가업 승계의 안정적 지원 등을 통해 국내 경제 전반에 기여하는 금융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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