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한마디가 수백억?…챗GPT와의 공손한 대화, 전기요금 폭탄 부른다

2025-04-23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AI) 챗봇에 '감사합니다' 등 공손한 표현을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운영 기업에 막대한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 IT 매체 퓨처리즘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최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챗GPT에 '고맙다' 같은 표현은 자제해달라"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그는 지난 17일 한 이용자가 "사람들이 챗GPT에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 같은 말을 할 때마다 얼마나 전기요금이 들었을지 궁금하다"고 묻자, "수천만 달러(수백억 원)의 전기요금이 나왔다"고 답했다. 이어 "정확히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사용자가 더 많은 단어를 입력할수록 서버가 처리해야 할 데이터량과 응답 횟수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전력 소모도 커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답변해 줘서 고마워"라는 짧은 인사에도 챗GPT는 "천만에요! 더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씀해주세요"와 같은 응답을 하도록 설계돼 있다. 간단한 대화라 해도, 이런 응답들이 전 세계적으로 누적되면 상당한 전력이 소모되는 셈이다.

AI 챗봇의 전력 사용량이 실제로 적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챗GPT-4를 이용해 100단어 분량의 이메일을 생성할 경우 약 0.14㎾h의 전기가 소모된다. 이는 LED 전구 14개를 1시간 동안 켤 수 있는 전력량이다.

이메일을 매주 한 통씩 작성할 경우 1년간 약 7.5㎾h가 소비되며, 이는 워싱턴DC 내 9가구가 1시간 동안 사용하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실제로 AI 챗봇을 구동하는 데이터센터는 전 세계 전력 소비량의 약 2%를 사용하고 있다.

다만, AI에게 공손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 같은 정중한 말은 AI의 응답 품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커티스 비버스 마이크로소프트(MS) 디자인 매니저는 "AI 챗봇을 존중하면 협력적인 결과물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며 "공손한 언어는 답변의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많은 이용자들이 AI와의 대화에서 예의를 갖춘 태도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미디어 그룹 퓨처 PLC가 지난해 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응답자의 67%가 챗봇과의 대화에서 정중한 표현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이 중 55%는 "옳은 일이기 때문에", 12%는 "AI 반란에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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