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하던 여자친구를 폭행해 징역을 살았던 마스터스 챔피언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가 출소 후 처음으로 미국에서 열린 프로 골프대회 정상에 올랐다.

카브레라는 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보카라톤의 브로큰 사운드 클럽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의 제임스 하디 프로풋볼 홀 오브 페임 인비테이셔널 최종 3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기록,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우승했다.
최경주는 이날 카브레라와 한때 동타를 기록하며 추격전을 벌였으나 마지막 두 홀에서 카브레라에게 밀리며 두 타 차이로 준우승을 했다.
2007년 US오픈, 2009년 마스터스에서 2차례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올해 55세의 카브레라는 2021년 가정폭력 혐의로 체포돼 30개월 징역을 살고 2023년 8월 출소했다.
출소한 뒤 PGA투어의 시니어 부문인 PGA투어 챔피언스에 복귀해 다시 골프채를 잡았다.
카브레라가 미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10년 8개월 만이다. 미국 팜비치포스트는 카브레라가 PGA투어의 공식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날짜로 계산하면 3927일만이라고 전했다.
카브레라는 앞서 지난해 6월 영국 하트퍼드셔의 핸버리 마너 메리어트 호텔&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레전즈 투어 폴 로리 매치 플레이 결승에서 제임스 킹스턴(남아프리카공화국)을 3홀 차로 꺾고 출소 후 첫 우승을 기록한 적이 있다. 레전즈 투어는 DP월드 투어(옛 유러피언프로골프투어)의 시니어 부문이다.
카브레라는 “지난 몇 년 동안 겪어온 모든 일을 생각하면 정말 감격적”이라며 “다시 이긴다는 건 나에게 큰 의미가 있다. 분명히 힘든 싸움이었다”라고 말했다.
카브레라는 오는 10일 개막하는 마스터스에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출전할 예정이다. 그는 “마스터스에서 모든 홀을 걷게 되겠지만 지금 당장은 이걸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