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국내 선발은 KT가 TOP···에이스 고영표 “난 지금도 매일 긴장한다”

2025-07-11

KT 에이스 고영표(34)는 몇 년 동안 리그 최강의 볼넷대비삼진(KK/BB) 비율을 기록해왔다. 삼진형 투수는 아니지만 볼넷이 워낙 적다. 한 시즌 최다 볼넷이 2021년 기록한 27개였다. 그런데 올해는 전반기에 20개다. 9이닝당 볼넷이 1.90으로 리그 4위, 볼넷대비삼진 비율도 4.85로 리그 4위, 여전히 리그 최상위권이지만 압도적이었던 이전보다는 볼넷이 늘었다.

고민의 결과다. 고영표는 “개막 이후 투구 밸런스가 많이 왔다갔다 했다. 안정적이지 않거나 마음에 안 들면 뭔가 시도를 하는 편인데, 그게 기복이 있었다. 안 좋은 날은 볼이 짧고, 그래서 제구가 흔들린 경기들이 있다”고 했다.

사실 올해도 고영표 성적은 매우 좋다. 전반기 16경기에서 94.2이닝을 던져 완봉승 1회 포함 8승4패 평균자책 3.33을 기록했다. 상징이 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도 12차례 기록했다. 전부 리그 최상위권 기록이다. 그러나 투수들은 늘 세부지표를 들여다본다. 올시즌 피안타율이 0.285, 이닝당출루허용(WHIP)이 1.34로 전에 비해 높아졌다. 이에 구위가 떨어졌다고 판단해 미세하게 변화를 준 것이 가끔 ‘제구 불안’으로 이어졌다. 그나마 일반적인 투수라면 준수한 수준, 기존의 고영표를 기준으로 하니 ‘불안’이다.

고영표는 늘 ‘업그레이드’를 위해 고민한다. 비시즌에도 항상 좀 더 나아져야겠다며 뭔가를 준비한다. 지난해, 대형 다년계약을 하고 맞은 첫 시즌에 부상을 당해 처음으로 제대로 시즌을 치르지 못한 고영표는 올해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시즌을 치르는 중이다.

KT는 전반기를 5위로 마쳤다. 1위 한화와는 7.5경기 차지만 2위 LG와는 3경기 차다. 핵심타자들이 줄부상 당한 가운데서도 신예 안현민과 함께 마운드의 힘으로 버텼다. 특히 국내 선발 트리오의 강력한 힘은 KT가 다시 찾은 저력을 보여주었다.

외국인 투수 둘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국내 선발 트리오가 강력하다. KT는 전반기에 선발 로테이션의 투수 5명이 전부 90이닝 이상씩 던진 유일한 팀이다. 올시즌 선발 강팀으로 꼽히는 1위 한화도2위 LG도 국내 투수 3명이 전부 고르게 90이닝 넘게 던져주지는 못했다.

새로 입단한 오원석이 벌써 10승(3패)을 거뒀고 고영표(8승4패)와 소형준(7승2패)까지 국내 투수 셋이 선발 25승을 거둔 KT는 국내 투수로만 한정하면 전반기 리그 최강이다.

2020년 소형준이 입단하고, 2021년 고영표와 엄상백이 차례로 군 복무를 마치면서 기존 선발 배제성과 함께 국내 선발 최강 군단을 이뤘던 KT는 부상과 이적 등으로 과도기를 거친 뒤 올해 다시 그 최강 명성을 찾고 있다. 지난 달 군 복무를 마친 배제성까지 가세해 언제든 필요할 때는 선발로도 투입될 수 있다. 잠시 아프기라도 하면 다른 투수가 바로 선발 자리를 꿰차던 ‘선발강국’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베테랑 투수인 고영표에게는 KT 선발 투수로서 경쟁하는 삶이 익숙하다. 태생부터 생각이 많은 고영표가 계속 나아지려고 고민하는 동기 부여가 되기도 한다.

고영표는 “올해도 선발끼리 경쟁은 계속 하고 았다. 후배들도 그럴 거고, 저는 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지만 아직도 ‘내 자리’에 대해서는 긴장한다. 가끔은 나 자신에게 ‘넌 무슨 배짱으로 그렇게 하냐’ 물을 때도 있다”며 “워낙 후배들이 잘 하기 때문에 나태해지지 않으려 하고, 부진하면 만회하려 하는 것 같다. 우리 팀 투수진에는 그런 생각들이 내재돼 있는것 같다”고 말했다.

선배의 모습이 후배들에게도 고스란히 비춰진다. 미치는 영향이 크다. KT 투수진의 문화로 이어져왔다. 고영표는 “2001년생 2명과 같이 선발로 뛰고 있다보니, 나도 최고가 되고 싶지만 선배로서 해줘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먼저 생각하게 된다”며 “내가 퀄리티스타트를 목표로 한 이후로 후배들도 그걸 보고 배우는 것 같다. (오)원석이도 6이닝은 꼭 던지겠다고 하고, 그런 모습이 뿌듯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서로 경쟁하니까 좋은 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반기를 잘 마친 고영표는 역시나 더 나은 후반기를 준비한다.

고영표는 “지금 페이스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WHIP와 피안타율을 조금 더 억제하고 싶다. 전반기에 했던 시행착오를 후반기에는 줄이고 정립해나가면서 꾸준하게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싶다”며 “전반기에는 가끔 불안하게 결과를 만들어냈는데, 그래도 내가 등판한 날 팀 승률이 나쁘지 않았다. 후반기에도 이대로 가면서 내가 좀 더 안정적으로 하면 올해도 우리 가을야구는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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