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만 잘 하면 원중이만큼 길러도 된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LG와의 시범경기 전 더그아웃에서 인터뷰를 하다가 지나가는 정철원을 불러세웠다. 뒷머리를 기른 정철원의 헤어스타일이 최근 화제를 모은 탓이다.
2018년 데뷔 이래 줄곧 두산 소속이었던 정철원은 지난 시즌 종료 후 트레이드되어 롯데로 이적했다. 그는 과거 두산 지휘봉을 잡았었던 김 감독과 새 팀에서 재회했다.
정철원은 1군 데뷔 첫 시즌인 2022년 23홀드를 기록하며 KBO리그 신인 자격 선수 기준 역대 최다 홀드를 달성했다. 그는 그해 시즌 종료 후 신인왕에 선정됐다. 그러나 두산에서의 마지막 시즌인 지난해 성적은 좋지 못했다. 36경기에서 2승 1패 6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 6.40을 기록했다.
정철원은 롯데 유니폼을 입은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줬다. 뒷머리를 기르기 시작했다. 야구를 가장 잘하던 시절의 마음을 되찾고 싶다는 의미에서다.
정철원은 성공적인 홈 경기 데뷔전을 치렀다. 이적 후 첫 홈 경기였던 지난 9일 KIA와의 시범경기에서 8회 구원 등판해 실점 없이 타자 네 명으로 이닝을 끝냈다. 그는 8회 마지막 타자인 윤도현을 삼진으로 잡은 뒤 포효했다.
김 감독은 정철원을 향해 “네가 두산에 있을 때 그런 헤어스타일을 했었다고?”라고 물으며 “내가 그 정도로 기르도록 가만히 두지 않았을 텐데...”라고 장난스레 말했다.
정철원이 머쓱하게 뒷머리를 매만지자 김 감독은 “야구만 잘하면 (김)원중이만큼 길러도 된다”라고 말했다. 김원중은 정철원과 반대로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였던 긴 생머리를 이번 시즌 들어 짧게 잘랐다.
김 감독은 정철원의 롯데 데뷔전에 대해 “마운드에 올라서 너무 잘 던지려고 하지 말고 자기 공을 던지면 될 것 같다”라며 “좀 더 편안하게 던지면 좋을 듯하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