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유통 계열사인 GS리테일이 리더십 세대교체에 나선다. GS가(家) 오너 3세인 허연수 부회장이 용퇴하고 4세인 허서홍(사진) 부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다. 소비 침체가 장기화하며 유통업계 경영 환경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GS리테일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27일 GS그룹은 내년도 임원 인사를 발표하고 GS리테일 신임 대표이사에 허서홍 GS리테일 전사 경영전략서비스유닛장(부사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허 신임 대표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으로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5촌 조카다. 서울대 서양사학과와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를 마친 허 대표는 2005년 GS홈쇼핑을 시작으로 GS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GS에너지 전력·집단에너지사업부문장, ㈜GS 미래사업팀장 등을 거쳤다. 지난해 말 GS리테일 경영전략서비스유닛(SU)에 합류해 경영지원본부와 전략·신사업·대외협력부문 등을 관장했다.
GS리테일이 유통 환경 대응과 본업 경쟁력 혁신을 강조하고 나선 이유는 오랫동안 지켜온 편의점 업계 1위 지위가 흔들리고 있어서다. 올해 3분기 매출은 3조5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06억원으로 24.1% 줄었다. 홈쇼핑 사업 부진이 가장 큰 이유지만 전체 매출의 75%를 차지하는 편의점 사업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GS25는 BGF리테일의 CU보다 매출에서 앞서지만, 영업이익·점포 수에서는 밀린다. GS25는 올해 3분기 매출(별도기준) 2조3068억원, 영업이익 729억원을 기록했다. CU는 GS25보다 매출이 160억원 적었지만, 영업이익은 95억원 많았다. 점포 수는 CU(1만7762개)가 GS25(1만7390개)보다 많다. 매출 격차는 최근 4년간 매년 줄어 지난해엔 1140억원 수준으로 좁혀졌다. 새로운 먹거리 발굴도 허 대표에게 주어진 과제다. 그는 2022년 ㈜GS 미래사업팀장으로 재직 당시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 휴젤의 인수합병(M&A)을 주도했다.
GS 관계자는 “폭넓은 사업 경험을 토대로 유통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신성장동력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날 홍순기 ㈜GS 대표이사(사장)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GS그룹은 홍 부회장을 비롯해 대표이사 7명(전환배치 1명 포함)을 선임하고 사장 2명, 부사장 5명, 전무 7명 등 42명에 대한 인사를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