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북중미 월드컵 티켓 가격을 둘러싼 거센 반발 속에 국제축구연맹(FIFA)이 일부 좌석에 한해 가격을 대폭 낮춘 ‘서포터 전용 입장권’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체 물량의 극히 일부에 불과해 여론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FIFA는 16일(현지시간) 2026 월드컵 전 경기(총 104경기)에 대해 경기당 최대 60달러로 가격이 제한된 새로운 티켓 등급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이른바 ‘엔트리 티어(entry tier)’로 불리는 이 티켓은 각 경기 출전국 협회를 통해 해당 국가 대표팀 서포터에게 배정된다.
FIFA 규정에 따르면 각 참가국 축구협회는 자국 팀이 출전하는 경기마다 전체 좌석의 8%를 배정받는다. 이번에 신설된 60달러 티켓은 이 8% 가운데 10%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전체 좌석 기준으로는 약 1.6% 수준이다. 대형 경기장이 주 무대가 되는 2026 월드컵 특성을 감안하면 경기당 약 1000석 남짓이 해당 가격으로 공급된다. FIFA는 “각국 협회가 이 티켓을 자국 대표팀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충성도 높은 팬들에게 배정하도록 요청했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기준이나 검증 방식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번 조치는 미국·멕시코·캐나다 공동 개최로 열리는 2026 월드컵의 티켓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이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FIFA는 조별리그 최저가를 60달러로 설정했지만, 북미 스포츠 시장에서 일반화된 ‘다이내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을 적용하면서 인기 경기와 토너먼트 라운드의 가격이 수백만원까지 치솟았다.
FIFA는 높은 티켓 가격이 회원 협회 재정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FIFA에 따르면 이번 월드컵 티켓 판매는 12월 11일부터 시작된 최신 판매 단계에서만 2000만 건 이상의 구매 요청이 접수됐으며, 개시 첫 24시간 동안에만 500만 건이 몰렸다. 판매는 내년 1월 13일까지 진행된다. 가디언은 “60달러 입장권 도입이 ‘팬 친화적 조치’라는 FIFA의 설명과 달리, 전체 좌석의 1%대에 불과한 물량이 고가 티켓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며 “2026 월드컵을 둘러싼 ‘돈의 논리’와 ‘축구의 공공성’ 사이의 충돌은 당분간 계속되리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