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유치를 희망하는 대한축구협회가 힘겨운 경쟁을 치러야 할 전망이다.
2031년 아시안컵 유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4연임 도전 과정에서 제시한 핵심 공약 중 하나다. 정 회장은 지난 2월말 4선에 성공한 다음날 대회 유치 의향서를 AFC에 제출하며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경쟁 구도가 만만찮다. AFC가 공개한 경쟁률은 역대 최다인 7대1에 이른다. 가장 신경 쓰이는 경쟁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강호 맨체스터시티 구단주 셰이크 만수르 빈자이드 알나얀이 부총리로 있는 아랍에미리트(UAE)다. AFC는 아시안컵 개최지 선정에 있어서 국제대회 경험과 인프라, 재정적 기여를 중시하는데, UAE는 ‘오일 머니’를 앞세워 지난 2019년에 이어 또 한 번 아시안컵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아시안컵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호주도 경쟁력을 갖춘 후보로 평가 받는다.
인도네시아, 인도, 쿠웨이트 등은 인프라 면에서 부족하다는 평가지만 정부가 파격적인 지원으로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있다.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국은 최근 국제대회 유치 트렌드를 살려 공동 유치 전략을 가동 중이다.
축구협회는 지난 1960년 제 2회 대회 이후 71년 만에 국내에서 이 대회를 다시 치른다는 각오지만, 암초가 적잖다. 우선 최근 K리그를 중심으로 불거진 ‘논두렁 잔디’ 논란이 걸림돌이다. AFC가 추후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유치 희망국을 대상으로 현장 실사를 진행할 예정인데, 그 전까지 그라운드 컨디션을 개선하거나 관련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AFC가 2031년과 2035년 아시안컵 개최지를 동시에 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 국가 간 치열한 눈치 싸움이 불가피하다.
취임 직후 또 한 번 축구 외교 시험대에 오른 정 회장은 지난 14일 “(2031 아시안컵 유치) 후보국 면면이 우수하지만, 선의의 경쟁을 통해 개최할 수 있도록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공약 중에는 내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금메달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이끌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 자리는 지난해 4월 황선홍 감독(현 대전 하나시티즌 사령탑) 사퇴 이후 현재까지 비어 있다. 이와 관련해 이민성 전 대전하나시티즌 감독, 설기현, 박동혁 전 경남 FC감독, 최용수 전 강원FC 감독, 김남일 전 성남FC 감독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