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한국건설·안전박람회’, 17일부터 3일간 열려
560여 개 관련 기업과 기관, 로봇 등 신기술 선보여
[미디어펜=조태민 기자]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가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정부에서도 강력한 규제를 통해 사고 예방을 강조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스마트 안전기술로 대응에 나섰다. 장대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경기도 고양시 국제전시컨벤센터 킨텍스 전시장에 560여 개에 달하는 관련 기업과 기관이 모인 이유다.

‘2025 한국건설·안전박람회’가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의 일정으로 시작됐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박람회는 국토교통부, 경기도, 산업안전보건공단 등 40개 단체가 후원하는 건설안전 전문 전시회다.
건설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안전'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5일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연간 3명 이상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에 대해서는 영업이익 5% 이내의 과징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또한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건설사에 대해서는 노동부가 관계 부처에 등록말소를 요청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할 예정이다.
이에 건설업계는 적극적인 스마트 안전기술 활용으로 안전사고 방지에 사고 있다. 한국건설·안전박람회 첫날인 17일부터 기업·공공기관 관계자들과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이유다.
건설업에 종사한다는 최대현 씨(36세)는 “최근 건설 안전에 대한 정부의 요구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스마트 건설 안전 관리 기술에 관심이 가게 됐다”며 “현재 사용가능한 기술과 미래에 도입될 수 있는 기술들을 보면서 안전 대책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제일 먼저 눈에 띈 건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큰 규모인 현대건설의 부스였다. 대형건설사인 현대건설은 씨테크솔루션, 비욘드알, 새임 등 스타트업과 함께 ‘오픈이노베이션 공동관’을 마련했다.
먼저 모바일 안전교육 솔루션 기업 씨테크솔루션은 모든 근로자에게 다국어로 안전교육이 가능한 모바일 앱 ‘세이피(SAFEE)’를 선보였다. 일반적인 안전교육 교재는 정해진 시간 내 정해진 내용만 제공하지만 세이피는 필요한 교육을 선택하고 시간을 조절해준다.

XR(확장현실)을 기반으로 체험형 안전교육을 진행하는 비욘드알은 현장에 있는 듯한 몰입감으로 안전교육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교육 솔루션을 선보였다. 해당 시스템은 실제 건설 현장과 유사한 맞춤형 가상 공간을 구축, 사전에 사고가 날 수 있는 사각지대를 확인하는 등 안전 인식 수준을 극대화했다.
스마트 안전관리체계인 ‘세이프버디’를 구축한 새임은 현장 원격 안전관리를 통해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된 기준과 안전업무 표준을 실시간으로 제시했다. 특히 안전관리자가 사업장 안전관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문서 작성 소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건설현장 근로자 건강 관리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한 기업도 방문객의 눈길을 끌었다. 알고케어는 현장에 근무하는 근로자가 자사 앱을 설치하고 건강검진표 등을 넣으면 개인의 컨디션에 맞게 영양제를 제조해준다. 근로자들은 본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원하는 영양제 종류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그날의 컨디션과 기분도 설정해 알맞은 건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알고케어는 영양제 크기를 알갱이 정도로 작게 만들어 사용자가 먹게 편하게 약을 제공한다.
직접 입거나 착용해 현장 근로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웨어러블 장비’를 가진 회사들도 주목 받았다. 스마트 웨어러블 솔루션 기업 FRT 로보틱스는 차세대 외골격 로봇 ‘StepUp NEO’를 소개했다. StepUp NEO는 건설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근골격계 질환과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개발된 제품이다.
근로자가 무거운 건설자재를 들어올릴 때 옷에 장착된 레일이 허리, 다리 등 근골격계에 주는 부하를 줄여준다. 이전 제품과 달리 전원이나 모터 없이 작동하는 비전력 기반 설계로 유지 및 관리가 간편하다. 무게도 약 2㎏으로 가벼워 장시간 착용이 가능하다.
권혁진 FRT 로보틱스 과장은 “건설현장에 안전모를 쓰는 데 약 20년이 걸렸다”며 “스마트 안전 기술에 대한 인식과 문화가 발전하다 보면 웨어러블 장비도 미래에는 상용화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휴먼 세이프티 솔루션 기업 세이프웨어는 사고가 일어나도 중상을 예방할 수 있는 ‘입는 에어백’ △C3와 △C Light를 선보였다. C3는 건설·산업현장 작업자 추락사고로 인한 중상을 방지해주는 웨어러블 에어백이다. 추락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적으로 1~5m까지의 근로자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C Light는 저층에서 1~1.2㎏ 정도의 무게로 가볍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AI 기술을 활용해 건설산업현장에 효과적인 관리체계를 제공하고 안전사고를 예측·예방해 주는 기술도 선을 보였다. 스마트 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리스크제로는 약 500만 건의 사고 사료를 수집, 데이터를 알고리즘화해 ‘예측-예방-인지-대응-제거-예측’ 과정을 내재화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고위험 작업 근로자의 안전관리용 스마트안전장비를 선택해준다.
박연석 리스크제로 상무는 “안전에 대한 저변 인식 확대 요구에 발맞춰 안전진단 솔루션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현장 ‘리스크제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