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리빙 트렌드 7가지]
알츠하이머 등 인지장애 케어 유닛 급증세
내 집에 살면서 서비스받는 HCBS 도입 늘어

시니어에게 주거와 건강관리, 여가활동,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니어 리빙' 산업이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지금까지 시니어 리빙은 대체로 실버타운과 액티브 시니어 커뮤니티, 어시스티드 리빙, 너싱 홈이 담당했다. 시니어 인구가 급증하면서 이런 시설은 고비용 뿐만 아니라 시니어들의 다양한 생활 방식과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 최근에 등장한 미래형 시니어 리빙의 새로운 트렌드를 7가지로 정리했다.
▶중간소득을 위한 '코지 홈'
연방준비제도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의 중간수준 은퇴 저축액은 20만2000달러에 불과하다. 55세에서 64세 사이의 40% 이상은 은퇴 자금이 전혀 없다.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가 은퇴 자금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한 현실을 반영해 수입과 자산이 적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코지 홈이 각광을 받고 있다.
소규모 그룹홈 형태에 좀 더 가정적인 분위기의 코지 홈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주택이나 공동 주택, 저렴한 입주비, 개인 서비스를 갖추고 선택권을 더 많이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다. 시니어 주택.케어 향상을 연구하는 비영리단체인 전국시니어주거케어투자센터(NIC)에 따르면, 중간소득층 시니어의 수는 2029년까지 두 배로 늘어난다. 이들은 인종적으로도 더 다양해 코지 홈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독거 시니어 지원
독거 시니어는 배우자나 자녀 없이 혼자 사는 노년층을 뜻한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노년층의 약 4분의 1이 혼자 살고 있으며 이 비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독거 노년층의 42%는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않으며 지원을 받는 노년층보다 정신 건강이 더 취약한 경향을 보인다. 독거 노년층은 친구나 가족과의 일상적인 연락이 적은 경우가 많아 고립과 외로움, 우울증이 원인일 수 있다.
시니어 리빙 시설은 이를 반영해 재정 계획과 자원봉사 매칭, 홈 케어 프로그램, 지원 네트워크 등 독거 노년층이 미래 로드맵을 만들 수 있게 돕는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앞으로 시니어 리빙 시설은 부분적이라도 독거 노년층 전용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2020년 센서스국 통계상 65세 이상 노년층에서 여성 100명당 남성이 79명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블루 존'의 등장
생물학자 레로이 후드 박사가 시작한 블루 존(Blue Zone) 운동에 기반한 장수 커뮤니티는 노년층 증가에 따라 새롭게 등장했다. 장수 커뮤니티의 기초는 후드 박사가 개발한 '과학적 웰니스'로 질병 예방을 위해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치매 예방은 '과학적 웰니스'의 핵심 중 하나다. 알츠하이머는 65세 이상의 사망 원인에서 다섯 번째로 많기 때문에 많은 시니어 리빙 시설들은 뇌 건강을 중요한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장수 커뮤니티는 같은 목표를 가진 이들이 모여 혈압 같은 생체 지표인 바이오마커를 측정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개선하며 즐거운 활동을 통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장수하는 삶을 목표로 한다. 시니어 리빙 시설은 건축 회사와 식품 서비스 업체, 웰니스 코칭과 제휴해 주민들에게 생활 공간과 식사, 신체.정신 건강을 향상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블루 존 인증을 받은 커뮤니티는 75곳 정도로 500만 명 이상이 연결되어 있다.
▶홈·커뮤니티 기반 서비스
노년층 대부분이 자신의 집이나 커뮤니티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어 하는 현실에서 집과 커뮤니티 기반 서비스(HCBS)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HCBS는 홈 헬스케어, 홈 케어, 호스피스, 노년층을 위한 포괄적 관리 프로그램인 PACE 등 다양한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지글러 투자은행의 시니어 리빙 리포트에 따르면, 200개의 비영리 라이프 플랜 커뮤니티 중 61%가 HCBS를 제공하고 있다. 아직 HCBS를 제공하지 않는 곳도 몇 년 내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HCBS 도입이 증가하는 이유로는 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와 기존 서비스의 보완, 수익 다각화가 꼽힌다.
▶세대 간 교류 활성화
여러 세대가 함께 어울리는 생활 방식은 시니어 리빙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휠씬 이전부터 있었다. 새로운 트렌드는 아니지만 노년층이 증가하면서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여러 세대가 함께 생활하면 사회적 교류를 증가시키고 고립을 줄이며 평생 학습을 촉진하고 공동체 내 소속감을 높여 노년층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향상한다. 세대 간 문제를 다루는 비영리단체인 '세대 통합'의 최근 연구에서도 여러 세대가 어울리면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커뮤니티 내 식당과 카페, 피트니스 공간을 여러 세대가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또 대학생 인턴십과 로컬 농산물 시장 프로그램 등을 만들어 주민들 사이의 사회적 연대감을 강화하도록 한다.
이 방식은 비즈니스에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시장이 다양해지면서 제품 판매 주기가 빨라지는 경향이 있고 인기가 덜한 유닛을 세대에 맞게 리모델링하면 활용도가 높아졌다.
▶주목받는 '기억 케어'
인지 장애를 겪고 있는 노년층을 위한 '기억 케어(Memory Care)' 유닛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알츠하이머 환자 등을 위한 장기 요양 프로그램인 '기억 케어'는 특히 '지속 케어 은퇴 커뮤니티'(CCRC)에서 수요가 높다. 건강한 노년층을 대상으로 신체 변화에 따른 서비스를 하는 CCRC는 '평생 플랜 커뮤니티(Life Plan Community)'로 불리기도 한다.
NIC에 따르면, CCRC 내 '기억 케어' 유닛 수는 지난해 1.4% 증가했으며 유닛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
시니어 리빙 시설은 고령층의 건강과 개인적인 취향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계획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예측 분석이 가능함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와 자원봉사 매칭, 시설 내 일자리 기회 등 개인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이 가능해졌다. 스마트 홈 기술과 원격 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노년층이 직접 자신의 건강 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수도 있다. 생활 코칭과 컨시어지 서비스도 시설의 기본 서비스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유회 객원기자